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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식장서 '결혼 생중계'…대신 온라인 하객 90명 북적인다

중앙일보 2020.08.31 05:00

“두 분 다 너무 예뻐요. 직접 가서 축하도 해주고 같이 사진도 찍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29일 오후 2시 30분부터 생중계한 '온라인 결혼식'에 실시간으로 달린 댓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는 부부가 늘었다.
29일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신씨와 김씨 부부의 결혼식. 83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정진호 기자

29일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신씨와 김씨 부부의 결혼식. 83명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정진호 기자

빈 예식장, 생중계 시청자 북적

29일 온라인 결혼식을 올린 신모(37)싸-김모(33)씨 부부는 당초 3월에 예식을 올릴 계획이었다. 코로나 19로 식을 한 차례 미뤘다. 최근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자 온라인 결혼식을 진행했다. 모바일 청첩장에 결혼식 영상 중계 홈페이지 주소를 첨부해 지인들에게 보냈다. 현장에 직접 오는 하객은 가까운 가족과 지인으로 최소화했다. 그 외에는 집에서 실시간으로 식을 볼 수 있도록 했다.  
29일 오후 한 부부의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달린 댓글. 정진호 기자

29일 오후 한 부부의 결혼식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달린 댓글. 정진호 기자

주례와 축가를 하고 예식이 끝나갈 무렵 실시간 시청자 수는 90명에 달했다. 화면으로 송출한 결혼식장 좌석은 49명 인원 제한으로 빈 곳이 많았다. 대다수가 결혼식장에 오는 대신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것을 택했다. 주례도 화상으로 이뤄졌다. 신부인 김씨의 아버지가 직접 축가를 하자 “아버님의 축가가 너무 멋지네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신씨는 “결혼식이 평생 한 번뿐인 소중한 행사긴 하지만, 하객을 초청했다가 코로나 19에 걸리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 온라인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며 “친척과 지인들에게 집에서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끝나더라도 결혼식 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축하 영상 외국서도 지켜봐

22일 대만 여성과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모(33)씨도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했다. 코로나 19가 재확산하자 대만에 있는 신부 측 부모님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실시간으로 컴퓨터를 통해 신부 대기실부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지켜봤다고 한다. 대만에 있는 신부의 가족과 지인들이 중국어로 남긴 댓글이 다수 눈에 띄었다. 결혼식 중 대만에 있는 신부 가족이 찍은 축하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을 지켜보던 신부는 눈물을 흘렸다.
22일 온라인 생중계한 김모씨의 결혼식에서 대만에 사는 신부 측 가족의 영상편지가 나오고 있다. 정진호 기자

22일 온라인 생중계한 김모씨의 결혼식에서 대만에 사는 신부 측 가족의 영상편지가 나오고 있다. 정진호 기자

김씨는 “대만에 있는 장인‧장모님을 생각해 온라인 중계를 결정했는데, 결혼식 참석 인원이 제한돼 한국에 있는 지인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지켜봤다”며 “실제 결혼식에 와서 본 사람보다 온라인으로 본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지켜본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예식장 측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웨딩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하객이 직접 참석하는 게 어려워지다 보니 유튜브나 다른 플랫폼 등을 통한 생중계가 가능한지 물어보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결혼식 생중계 홈페이지에 축의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다. 정진호 기자

결혼식 생중계 홈페이지에 축의금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다. 정진호 기자

"거리두기 2단계 이후 문의만 300여건"

온라인 결혼식 중계를 하는 이준희 가빈컴퍼니 대표는 “정세균 총리가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문의 전화가 300건 이상 쏟아졌다”며 “계좌번호를 링크로 걸어 이른바 ‘온라인 하객’이 축의금을 보내고, 주소와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답례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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