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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달라진 채용 방식…"취준생 신입은 더 불리해진다"

중앙일보 2020.08.30 16:04
대규모 정기 공채로 인재를 선발하던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채용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하반기 채용 시장에서 통신사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필두로 공채 대신 비대면에 기반을 둔 수시·인턴십·공모전으로 직원을 선발하는 곳이 대거 늘었다.  
KT는 다음달부터 400명 규모의 수시·인턴십 채용을 진행한다. [KT 제공]

KT는 다음달부터 400명 규모의 수시·인턴십 채용을 진행한다. [KT 제공]

 
KT는 다음 달 400명 규모의 수시·인턴십 채용을 진행한다고 30일 발표했다. KT는 실무형 인재 선발을 위해 지난해까지 매년 상·하반기에 실시했던 정기공채를 폐지하고 대신 6주 인턴 기간을 거쳐 정직원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KT, 다음 달 400명 수시·인턴십 채용…언택트로 진행

채용 과정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지금까지는 서울 광화문 KT에서 채용 관련 행사를 모두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전국 지역본부 단위에서 분산 시행해 지원자간 접촉을 최소화한다. 또 온라인 기반 인·적성 검사와 화상 면접도 새롭게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고객 리서치 분야 인재를 채용한다. 공모전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객 가치 발굴'이다. 입상자 9명에게 LG유플러스 신입 채용 연계형 인턴십 기회가 제공된다.  
 
 지난달 지방의 한 대학 일자리센터에서 여름방학도 잊은 취업준비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취업 관련 상담이 한창이다. [뉴스1]

지난달 지방의 한 대학 일자리센터에서 여름방학도 잊은 취업준비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취업 관련 상담이 한창이다. [뉴스1]

530개 상장사 중 41.4%, 하반기 수시채용 계획 중

통신사 외에도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대기업이 적지 않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53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0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수시채용을 계획 중인 기업이 41.4%로 공채를 준비 중인 기업(39.6%)보다 많았다.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이유로는 '공채보다 더 효율적'(34.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경영환경 변화로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한다'(32.8%), '코로나19 여파로 공채를 진행할 여건이 안된다'(27.4%)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그룹단위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를 폐지하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핵심 계열사는 상시채용으로 전환했다. LG그룹은 지난 6월 공채 폐지를 선언하고 연중 상시 선발 체제를 도입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채용 방식이 바뀌면 채용 기준도 달라진다.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채에서는 지원자의 출신학교·학점·나이·성별·영어성적 등 스펙 위주로 선발했다면, 인턴십에서는 실제 직무역량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평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크루트 제공]

[인크루트 제공]

취준생 "사회초년생 불리…취업준비 기간·비용 늘어난다"  

하지만 정작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공채가 사라지면 사회초년생의 취업문이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채에서는 신입으로 합격하는 게 가능하지만, 수시채용에서는 직무 경험이 있는 경력직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는 취업한 뒤에 익혔던 업무역량을, 앞으로는 취업 전에 길러야 해 취업 준비에 비용과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명현 교수는 "공채 시스템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채용방식"이라면서 "대기업 규모가 커지고 분야도 다양해짐에 따라 그룹사 자원에서 일괄적으로 공채를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구조의 변화와 코로나19 상황이 맞물려, 개별 기업별로 적합한 인재를 자체 기준에 따라 수시 채용하는 방식이 빠르게 정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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