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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날 수원 언덕 뛰는, 수원FC 일본인 마사

중앙일보 2020.08.30 11:00
K리그1 승격을 노리는 프로축구 수원FC의 핵심 공격수 마사. [사진 수원FC]

K리그1 승격을 노리는 프로축구 수원FC의 핵심 공격수 마사. [사진 수원FC]

 
수원실내체육관과 수원시체육센터 사이에는 언덕이 있다. 쉬는 날이면 이 곳을 쉼없이 뛰는 일본인이 있다. 프로축구 수원FC 공격수 마사(25)다. 일본 럭비 선수들이 빨라지기 위해 자주하는 훈련이다.

승격 노리는 수원FC 핵심 공격수
특급유망주였지만, 하부 임대 전전
한국축구가 도약대, 올 시즌 8골
코로나 시대, 축구를 취미로 삼아

 
마사는 K리그2(2부) 선두 경쟁 중인 수원FC의 핵심 공격수다. 마사는 29일 경남FC와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려 3-2 승리에 앞장섰다. 마사는 올 시즌 8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수원FC는 제주 유나이티드에 승점 2점 뒤진 2위다.
 
수원FC 구단이 코로나19 예방차원에서 대면 인터뷰는 하지 않아서, 마사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한국생활 2년차’ 마사는 한국어로 “우리 동네 고등어조림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아직은 한국어가 서툴러 인터뷰는 일본어로 진행했다.  
 
대면 인터뷰 대신 화상 인터뷰를 하는 마사. 박린 기자

대면 인터뷰 대신 화상 인터뷰를 하는 마사. 박린 기자

 
본명은 이시마 마사토시, 유니폼에 새겨진 등록명은 ‘마사’다. 그는 “일본에서부터 부르기 쉽게 줄여서 불렸다”고 했다.

 
마사는 일본 후나바시고등학교 때 특급 유망주였다. 일본 18세 이하 대표팀에 뽑혔고, 전국대회 우승도 이끌었다. 고교 졸업 직후 일본 J리그 교토 상가와 계약했다. 마사는 “구단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일본에서 고교 졸업과 동시에 5년 계약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교토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J2(2부)와 J3(3부)팀 임대를 전전했다. 마사는 “10%는 피지컬, 70%는 멘털 문제였다.20%는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다. ‘내가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편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마사에게 한국축구는 도약대였다. 2018년 가을, 일본 A매치 휴식기에 마사는 한국에 건너와 성남FC에서 4일간 훈련을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이듬해 K리그2 안산과 계약했고, 한국 데뷔 시즌에 9골을 터트렸다.  

 
안산에서 교체아웃되고, 경기가 진행 중이었는데 트랙을 홀로 뛴 적이 있다. 마사는 “더 뛸 수 있는 체력이 남았었는데, 답답한 마음에 트랙이라도 뛴 것”이라고 했다. 마사는 지나치게 보일만큼 경기를 간절히 뛴다. 그는 “절대 교체되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크다. 지금까지 축구선수 생활을 하며 100%를 보여주지 못하고 교체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 시즌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 공격수 마사. 8골 2도움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사진 수원FC]

올 시즌 수원FC 유니폼을 입은 일본인 공격수 마사. 8골 2도움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사진 수원FC]

 
마사는 올해 수원FC로 이적했다. 안산에서는 공격을 거의 홀로 책임져야 해서 드리블이 많았다면, 수원에서는 투톱과 오른쪽 측면공격수를 오가며 팀플레이를 펼친다. 빠른 드리블 돌파는 물론 넓은 시야로 킬패스로 찔러준다. 마사는 “수원에서는 공을 어떻게 받고, 문전까지 어떻게 갈지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어로 소통이 가능한 수원FC 재일교포 3세 공격수 안병준과 환상호흡을 자랑한다. 마사는 “서로 플레이스타일이 다르다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안병준은 헤딩과 슈팅 타이밍이 좋다”고 했다.    

 
마사는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출신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영상을 연구하고, 최근에는 세징야(대구) 영상도 찾아본다. 마사는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매경기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는 강한 멘털을 배우고 싶다. 또 세징야의 슈팅 영상을 보며 타이밍을 연구한다. 매일 연습하다보니 조금씩 늘고 있다”며 웃었다.  

 
마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월 이후 일본에 가지 못했다. “지바에 사는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축구를 또 하나의 취미로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마사는 튀김과 라면은 먹지않고 훈련이 끝나면 집으로 간다. 같은 교토 상가 출신 박지성처럼 축구밖에 모른다. 마사는 “박지성은 항상 열심히하고 남들보다 더 뛴다”고 말했다.  
 
한국축구를 도약대로 삼은 수원FC 공격수 마사(오른쪽). [사진 프로축구연맹]

한국축구를 도약대로 삼은 수원FC 공격수 마사(오른쪽). [사진 프로축구연맹]

 
수원FC와 제주, 대전하나시티즌는 선두싸움 3파전을 펼치며 1부 승격을 다투고 있다. 마사는 “수원FC가 당연히 승격할 수 있는 최강팀은 아니다. 나는 물론 팀이 더 노력해야 올라갈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될 수도 있지만, 남은 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마사가 수원FC 승격을 이끌고 내년에 1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더불어 K리그1,2리그 다수 팀들이 벌써부터 아시아쿼터 마사를 노리고 있다. 마사는 “내년에도 한국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1부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마사는 “자신있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마사는 “기술과 테크닉이 좋은 선수보다는, 쓰러질 때까지 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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