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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폰속 '조국딸 컬러 표창장'···김미경 "내가 보냈을수도"

중앙일보 2020.08.29 05:00
지난해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컬러본’은 언제 분실된 것일까. 표창장 위조 여부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27일 정 교수 재판에 출석한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증언이 이 ‘표창장 미스터리’에 다시 불을 붙였다.  
 

김미경의 "내가 보냈을 수도" 

김 비서관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신상팀장을 맡았었다. 그런 김 비서관이 법정에서 청문회 준비 때 표창장 컬러 사진을 "정 교수로부터 받았던 것 같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다. 
 
김 비서관은 검사가 '이 사진을 박지원 당시 청문위원(현 국정원장)에게 보냈냐'는 질문에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보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조 전 장관 청문회에서 표창장 컬러 사진을 공개했던 박 전 의원은 이렇게 말했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中
박지원 위원=소위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 사진 가지고 계세요? 
조국 후보자=제가 지금 휴대전화기에 찍은 사진은 있을 것 같습니다.
박지원 위원=그런데 그 사진을 어떻게 입수했어요? 그전에 가지고 있던 것을 찍은 거예요?
조국 후보자=저희 아이가 찍은 것을 보내준 것 같습니다.
박지원 위원=그것을 밖으로 유출시킨 적 있으세요?
조국 후보자=저는 없습니다.
(중략)
박지원 위원=(휴대전화를 들어 보이며) 저한테도 이렇게 와 있어요.
조국 후보자=저는 모르겠습니다.
박지원 위원=이게 바로 문제예요. 후보자는 공개를 하지 않았는데 검찰에 압수수색된 표창장은 저한테도 들어와 있단 말이에요.
 
※일부 대화 생략 및 압축 
박 전 의원은 표창장 사진을 공개하며 이처럼 검찰을 탓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검찰이 표창장 컬러본을 확보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로부터 받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사진 출처'에 대한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김 비서관의 입에서 단서가 나온 것이다. 

 
지난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자신이 제보자로부터 받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을 보여주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당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자신이 제보자로부터 받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을 보여주고 있다. 오종택 기자

'표창장 원본'은 언제 분실됐나 

김 비서관의 증언은 청문회 당시 정 교수나 정 교수의 딸인 조민씨가 동양대 '표창장 컬러본'을 갖고 있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는 조 전 장관의 당시 답변인 "저희 아이가 찍은 것을 보내준 것 같습니다"로도 추측할 수 있다. 
 
정 교수 측은 "조씨가 대학에 입학한 뒤 이사 과정에서 표창장 원본을 분실했다"며 박 의원에게 전달된 '표창장 컬러 사진'만 검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해당 사진엔 '속성 정보'가 삭제돼 검찰은 이 사진을 누가 언제 어떻게 찍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 
 
검찰 측은 압수수색에서 이 컬러본은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이 확보한 것은 속성정보가 사라진 컬러 사진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표창장 흑백본(조민씨가 입시당시 제출한 복사본), 정 교수 PC에서 확보한 '표창장 파일(총장 직인 포함)'뿐이다. 
 

재판에서도 언급된 표창장 원본 

표창장 컬러본 분실 여부에 대해선 정 교수 재판에서도 여러 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다. 검찰은 지난 4월 정 교수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전날 정 교수가 동양대 직원 박모씨와 통화한 녹취록을 틀었다. 
 
정경심 교수 재판에 출석한 김미경 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정경심 교수 재판에 출석한 김미경 비서관의 모습. [연합뉴스]

정 교수는 박씨에게 "수료증이 하나 있는데, 내가 딸 보고 좀 찾아서 그 인주가 번지는지 좀 봐라 이렇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안 번진다고 그래서요. 이해가 안 가서"라고 했다. 이에 박 팀장은 "(총장님 이름으로 나가는) 모든 상장은 인주로 된 도장을 찍어서 나간다"고 답했다. 
 
한 달 뒤 재판에선 재판장이 직접 정 교수 측에 표창장 분실 여부를 묻기도 했다. 정 교수 측은 표창장이 정상 발급됐다고 주장했다. 동양대 직원과 통화 당시엔 '딸이 아닌 아들의 동양대 수료증'을 언급한 것이라 했다. 
 
재판장은 "그럼 아들의 수료증은 갖고 있냐"고 물었고 변호인은 "검찰이 압수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에서 아들 수료증이 없다고 하자 재판장은 "그럼 또 잃어버린 것이냐. 동양대 직원과 통화할 때 확인했을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표했다. 재판장은 동양대 표창장이 정상 발급됐다면 "왜 정 교수가 쓰던 컴퓨터에서 총장 직인 파일이 발견됐느냐. 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변호인에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아들의 수료증으로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보고 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 "증거 인멸" 정 교수 "정상 발급" 

검찰은 정 교수에게 표창장 컬러본이 없는 것과, 표창장 사진의 속성이 지워진 것을 '증거 인멸'의 일환으로 본다. 다만 자기 증거를 지운 것은 죄가 되진 않아 정 교수를 기소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 교수 측은 "딸이 이사를 하며 표창장을 잃어버렸다. 표창장은 정상 발급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은 표창장의 위조 경위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정경심)" "바로 법정에서 재현할 수 있다(검찰)"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27일 재판에서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 캡처 과정을 통해 표창장을 위조할 수 있음을 다음 서증 조사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검찰의 주장대로 상장을 위조하려면 포토샵 등 전문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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