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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녹색펀드’ 박근혜 ‘통일펀드’ 줄줄이 용두사미…일본 수출규제 맞불 ‘소·부·장 펀드’는 선방했지만

중앙선데이 2020.08.29 00:22 701호 9면 지면보기

뉴딜펀드 시작부터 삐걱 

뉴딜펀드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는 흔히 ‘관제펀드’라 불린다. 시장이 자발적으로 조성하는 게 아닌, 정부가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수익률보다는 ‘애국심’에 기댄 예가 많았고, 그러다 보니 수익률도 좋지 못했다. 이 같은 태생적 한계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등장한 관제펀드는 줄줄이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녹색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가 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하고, 이듬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2012년까지 42개 관련 펀드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2014년께부터 수익률 부진으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10억원 미만 자투리 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밀었던 ‘통일펀드’도 마찬가지였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 발언을 한 이후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통일펀드는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수익률이 급락했다. 2018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수익률이 잠시 개선됐지만, 추세가 오래 이어지진 않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5년 9월 만들어진 ‘청년희망펀드’도 시작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가입해 화제를 모았지만 실적 부진 끝에 2018년 중단됐다. 정부의 애국심 마케팅은 대북 환경 변화와 수익률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물론 관제펀드라고 다 망한 건 아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출범한 ‘필승코리아펀드’는 출시 3개월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까지 일부 종목은 4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뉴딜펀드가 과거 관제펀드와 어떤 차별화를 통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정은 일단 애국심보다는 수익률에 호소하는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현만 금융투자협회 부회장은 5일 간담회에서 “국가적인 프로젝트라고 해서 무조건 믿으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보면 이해가 가는 내용들”이라고 주장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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