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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심종원·김건형…아버지 넘어 새 전설을 쓴다

중앙선데이 2020.08.29 00:21 701호 25면 지면보기

한국 프로야구 달굴 2세 선수들

프로야구에 2세 선수가 몰려온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가 어느새 서른 아홉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아버지를 보며 프로야구 선수를 꿈꿨던 2세들도 속속 KBO리그에 도전장을 냈다.
  

강속구 투수 장재영, 키움 입단
‘바람의 손자’ 이정후 등 펄펄
이순철 아들 이성곤 지각 활약
NC 강진성은 강광회 심판 2세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24일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로 덕수고 오른손 투수 장재영(18)을 지목했다. 장재영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키움을 맡은 장정석(47) 감독의 장남이다. 장 감독은 선수 시절 크게 활약하지 못했지만, 지도자로 만개했다. 지난해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장 감독의 아들 둘은 모두 야구를 하고 있다.
 
키 1m88㎝·몸무게 92㎏로 당당한 체격인 큰 아들 장재영은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고교 1학년 때 시속 150㎞에 달하는 빠른 공을 던졌다. 비공식 기록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최고 시속 157㎞를 찍었다. 슬라이더·커브·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한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장재영을 탐냈지만, 장재영은 아버지의 팀이었던 키움을 선택했다.
  
프로야구 이끌 차세대 2세 선수들
 
1 이순철의 아들 이성곤은 데뷔 7년 만인 올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 두산 박세혁은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2군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3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 장재영은 내년 키움에 입단한다. 4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도 KBO 문을 두드린다. [중앙포토, 사진 해피라이징], 그래픽= 정수경 jung.suekyoung@joins.com

1 이순철의 아들 이성곤은 데뷔 7년 만인 올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 두산 박세혁은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2군 감독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3 장정석 전 키움 감독의 아들 장재영은 내년 키움에 입단한다. 4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도 KBO 문을 두드린다. [중앙포토, 사진 해피라이징], 그래픽= 정수경 jung.suekyoung@joins.com

장재영은 “키움은 평소 가고 싶었던 팀이었고, 육성시스템도 KBO리그에서 최고로 알려져 있어서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키움은 벌써부터 장재영을 애지중지하고 있다. 장재영에게 2018년 신인 안우진(6억원) 이상의 계약금을 안겨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상원 키움 스카우트 팀장은 “장재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정수(45)의 큰아들 심종원(23)은 다음달 7일 열리는 해외 출신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한 심종원은 현재 애리조나 크리스천대학 4학년으로 올해 졸업 예정이다. 한국 국적인 그는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이력이 없다. 해외에서 순수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는 데 문제가 없다.
 
심정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였다. ‘헤라클레스’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힘이 뛰어났다. 1994년 OB 베어스(현 두산)에서 데뷔한 후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등을 거치며 통산 1450경기, 타율 0.287, 328홈런, 1029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특히 현대 시절이던 2003년에는 53홈런을 터뜨리며 ‘국민타자’ 이승엽(당시 삼성)과 홈런왕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 심정수의 피를 이어받은 심종원도 키 1m80㎝·몸무게 78㎏의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가 장점이다. 주포지션은 아버지와 같은 외야수다. 어깨가 강해 외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55m를 6.49초에 돌파할 만큼 발도 빠른 편이다. 심정수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야구에 임하는 자세도 좋다”며 아들을 칭찬했다.
 
김기태(51)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장남 김건형(24)도 해외 출신 선수 트라이아웃에 나올 예정이다. 김 전 감독은 1991~2005년 쌍방울 레이더스, 삼성,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다. 통산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의 성적을 남겼고 4차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지도자로서도 성공했다. 2017년 KIA에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김건형은 미국 아이다호주에 있는 보이지 주립대학 졸업 예정이다. 워싱턴주에 소재한 아마추어 야구팀 카울리츠 블랙 베어스에서 외야수로 뛰며 프로선수 꿈을 키웠다. 그는 2017년 미국 매체 더 데일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종범(오른쪽)의 아들 이정후는 역대 가장 성공한 2세 선수로 꼽힌다. [중앙포토]

이종범(오른쪽)의 아들 이정후는 역대 가장 성공한 2세 선수로 꼽힌다. [중앙포토]

#프로야구 선수 2세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건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22·키움)의 등장부터다. 프로 4년 차인 이정후는 신인상, 골든글러브 등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벌써 14홈런으로 장타력까지 추가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27)이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어 주목받았다. 박세혁의 아버지는 해태 왕조 일원으로 1989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박철우(56) 두산 2군 감독이다.
 
올해는 이순철(59) 해설위원 아들 이성곤(28·삼성)이 화제다. 외야수 이성곤은 지난 6월 2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런을 날렸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기록한 1군 무대 첫 홈런이었다. 이후 자주 기용되며 지난 12일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하며 홈런 5개를 날렸다. 최근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타율은 2할 후반대지만, 프로 선수로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두산에 입단한 이성곤은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201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는 30경기 출전한 게 전부였다. 타율은 0.193에 그쳤다. 아버지 이 위원과는 대조적이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1980, 90년대 해태 왕조를 이끈 외야수다. 해태 레전드 선동열(57)과 이종범(50)도 받지 못한 신인상(1985년)도 받았다.
  
2세 선수 돌풍 일으킨 전설의 아들
 
특히 쓴소리를 잘하는 해설위원으로 유명하다. 아들에게도 예외가 없다. “성곤이가 재능이 그렇게 뛰어나진 않다”, “욕심은 넘치는데 부지런함은 좀 떨어지는 것 같다” 등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의 쓴소리가 이성곤에게는 약이 됐다. 고졸 신인 우완 투수 정해영(19·KIA)의 아버지는 해태 포수였던 정회열(52) 전 KIA 수석코치다. 정 전 코치는 1990년 해태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정해영도 올해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키 1m89㎝, 몸무게 98㎏로 뛰어난 체격조건을 지닌 정해영은 KIA가 기대하는 차세대 투수다.
 
정해영은 지난달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3으로 뒤진 9회 초에 등판했다. 1군 첫 경기였지만, 주눅 들지 않고 무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9회 말 타선이 터지면서 KIA는 4-3으로 역전했고, 정해영은 첫 승을 거뒀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건, 역대 21번째다. 이후 꾸준히 기용되며 활약하고 있다.
 
올해 NC의 ‘히트상품’인 외야수 강진성(27)은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강광회(52) 심판의 아들이다. 1990년대 태평양 돌핀스와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뛴 강 심판의 통산 출전 경기 수는 34경기였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강진성은 올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달 들어 손가락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여전히 주축 선수로 뛰고 있다. KBO는 강광회 심판이 NC 경기에서 주심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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