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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허위·과장 매물에 과태료 매기자…‘미끼 매물’ 우수수

중앙선데이 2020.08.29 00:20 701호 14면 지면보기
지난 21일, 인터넷에 허위·과장 매물을 올린 공인중개사에게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르면 모든 중개사는 ▶존재하지 않는 매물을 올렸거나 거래가 끝난 매물을 지우지 않은 경우 ▶가격과 생활 여건 등 매물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표현한 경우 ▶중개 의사가 없는 매물을 올린 경우 ▶다른 중개사가 맡은 매물을 자신이 맡은 것처럼 올리는 경우 등으로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부동산시장 교란 주범 단속 효과
서울 매물 일주일 새 32% 줄어
“시장의 자정 작용할 것” 기대

이후 즉효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일 부동산 정보 조회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온라인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물(매매·전세·월세)은 총 7만4126건으로 1주일 전인 16일(10만8578건)보다 31.8%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경기(-12.2%)와 세종(-8.2%), 대전(-7.7%) 등도 매물이 크게 줄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접수된 부동산 허위·과장 매물 신고 사례는 2만5295건에 이르렀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심이 이어지면서 전년 동기보다도 21%가량 늘어났다.
 
이런 ‘미끼 매물’은 그동안 온라인에서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일부 중개사들이 우선 매물 정보와 값을 서로 공유하고, 미끼 매물로 소비자를 끌어 모은 다음 가격을 더 올려 받는 식으로 시세 형성을 주도해왔다. 인터넷에서 미끼 매물을 보고 연락한 실수요자들은 허탕을 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비싼 값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그에 비례해 중개수수료(복비)를 내야 했다. 이에 주요 부동산 플랫폼은 중개사를 통해 매도인이 매물 정보를 인증하도록 하고, 이를 표시하는 식으로 미끼 매물에 따른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효과가 크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차제에 미끼 매물 관행이 뿌리 뽑힐 것으로 기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미끼 매물이 사라지면서 부동산시장이 지금보다 투명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각에선 미끼 매물이 사라질 경우 집값이 오히려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중개사가 개입하지 않고 매도인들이 100% 원하는 가격에 실매물이 올라오고, 이보다 저렴하게 보였던 미끼 매물이 사라지면 자연스레 호가가 오르면서 실제 시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의 자정 작용으로 장기적으로는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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