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로 "초상화" "뱀" 부르며 각 세웠다…백악관 모녀 폭로전

중앙일보 2020.08.28 06:41
미국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지난해 12월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가족 소유 리조트인 마러라고에서 행사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퍼스트 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지난해 12월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가족 소유 리조트인 마러라고에서 행사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와 퍼스트 도터(daughterㆍ딸) 이방카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며 펼친 영역 다툼의 한 자락이 추가로 공개됐다. 

백악관 폭로서 '멜라니아와 나' 발췌본 추가 공개
아버지 취임 선서 사진 찍히고 싶었던 이방카
'이방카 차단 작전' 통해 영역 확보한 멜라니아
이방카, 백악관 내 유일한 '여자 트럼프'이길 원해
"초상화만큼 말 한다"며 불인 '초상화'라 불러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선서 사진 구도를 놓고도 경쟁했고, 서로를 “공주” “초상화”로 부르며 각을 세웠다.  
 
멜라니아 여사와 한 때 절친했던 이벤트 기획자 스테파니 윈스턴 울코프가 오는 9월 1일 회고록 『멜라니아와 나:퍼스트레이디와 나의 우정의 흥망성쇠』 출간을 앞두고 발췌본 일부를 26일(현지시간) 뉴욕 매거진에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선서 때 사진 구도를 놓고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와 장녀 이방카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사진 멜라니아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선서 때 사진 구도를 놓고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와 장녀 이방카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사진 멜라니아 인스타그램]

 
발췌본에 따르면 멜라니아와 이방카는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선서 사진에 누가 등장하느냐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멜라니아는 이방카가 사진에 등장하지 않도록 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이런 멜라니아의 노력에 울코프는 ‘이방카 차단 작전(Operation Block Ivanka)’이란 이름을 붙여줬고, 멜라니아가 친구들과 농담처럼 사용한 것으로 묘사했다.
 
동시에 이방카는 미셸 오바마와 두 딸을 한 프레임에 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 선서 사진을 울코프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내면서 ‘이런 장면을 만들고 싶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당시 울코프는 멜라니아 여사의 참모로 고용돼 취임식 준비를 맡았다.   
 
이방카 트럼프(왼쪽)과 멜라니아 트럼프(오른쪽)가 지난해 12월 11일 백악관 이스트윙에서 열린 하누카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방카 트럼프(왼쪽)과 멜라니아 트럼프(오른쪽)가 지난해 12월 11일 백악관 이스트윙에서 열린 하누카 축하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방카가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백악관 앞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행진하면서 카메라에 노출되기를 원했지만, 울코프가 카메라 위치와 각도 등을 연구해 이방카 얼굴이 시야에서 가려지도록 조정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책에 따르면 이들과 친분 있는 패션 디자이너 레이첼 로이는 멜라니아의 머리가 이방카 머리를 완전히 가린 장면을 찍은 사진과 함께 “성공! 그걸(IT) 완전히 가렸네!!”라고 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멜라니아와 그의 친구들 사이에서 이방카 차단 작전이 두루 회자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발췌본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이방카를 “공주(Princess)”라고 불렀고, 이방카는 “퍼스트레이디가 벽에 걸린 그림만큼 말을 한다”면서 멜라니아를 “초상화(the Portrait)”이라고 불렀다. 앞서 울코프는 멜라니아가 이방카를 "뱀이라고 불렀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울코프는 “우리는 모두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렇다, 이방카 차단 작전은 옹졸했다. 하지만 멜라니아는 그 임무를 기꺼이 수행했다. 우리 마음속에서는 이방카가 아버지 취임식에서 자신을 관심의 초점으로 삼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방카는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했다. 자신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가족사진 촬영 날짜를 옮기려 했고, 퍼레이드 때 이방카 차량이 대통령 가족 차량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아들 배런의 학기가 끝날 때까지 취임식 후 6개월 동안 뉴욕에 머무는 틈을 타 이방카가 백악관 이스트윙에 있는 퍼스트레이디 집무실을 ‘트럼프 가족실’로 만들려고 했다는 일화도 공개됐다. 당시 백악관에 있던 울코프가 멜라니아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려주자 멜라니아가 “이건 말도 안 돼! 뭔가 해야 해!”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울코프는 포스트잇에 샤프로 ‘회의실’ ‘비서실장실’ 등 공간 용도를 적어서 각 방문에 붙였다. 이방카와 그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 쪽 사람들이 방이 비었으니 쓰겠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울코프는 이방카와 쿠슈너는 멜라니아 여사를 깎아내리거나 통제하려 했다면서 “이방카는 끈질기게 ‘퍼스트 도터 레이디’가 되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그는 백악관 내에서 유일하게 눈에 띄는 '여자 트럼프'가 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와 나(Melania and Me)

멜라니아와 나(Melania and Me)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울코프는 패션잡지 보그에서 약 10년 동안 이벤트 기획자로 일했다. 보그가 주최하는 글로벌 패션계의 가장 큰 행사인 메트 갈라 등 사교 행사를 주로 기획했다. 
 
이런 경력을 살려 2017년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총감독을 맡았다.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에 들인 첫 참모이기도 하다.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와 2003년부터 친분을 쌓았다. 
 
둘 사이는 대통령 취임식 재정 비리에 대한 수사를 계기로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울코프 회사가 취임식 진행 비용으로 2600만 달러(약 308억 원)를 청구했는데, 이 가운데 협력업체에는 160만 달러(약 19억원)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2018년 2월 백악관은 울코프와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울코프는 멜라니아가 자신을 지지하거나 방어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울코프의 폭로 내용과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그가 퍼스트레이디와의 관계를 부풀렸다”고 밝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