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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권혁재 기자 사진
권혁재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닻을 주렁주렁 단 참닻꽃

중앙일보 2020.08.28 06:00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참닻꽃은 꼭 봐야 합니다."
봄부터 지금까지, 
시시때때로 조영학 작가가 제게 한 말입니다.
대체 왜 그토록 오매불망했을까요?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장마가 그치자 화악산으로 발길을 잡았습니다.
화악산은 경기 가평군과 강원 화천군에 걸쳐있습니다.
경기에서는 가장 높은 산입니다.
 
하필 높은 산인 데다 무더운 날,
꽃이 있는 정확한 위치도 모르며 찾아간 터라  
무척 헤매야 했습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꽃을 찾는 사람이 저뿐만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꽃 찾아 오갔습니다.
하나같이 참닻꽃을 찾는 사람들, 
도대체 이 참닻꽃이 뭐길래 이 깊은 데까지 올라와서 찾을까요?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어렵사리 찾은 꽃, 참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가녀린 줄기에 올망졸망한 꽃이 수두룩하게 달렸습니다.
줄기가 하도 가녀린 터라 건듯 분 바람에도 세차게 흔들립니다.
그렇지만 한여름 열기와 땡볕을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고운 자태를 잃지 않습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 내가 아는 한  꽃 모양이 제일 신기한 꽃이에요." 
조 작가가  그토록 참닻꽃을 오매불망한 이유였습니다.
 아마도 조 작가뿐만 아니라 
이 꽃을 찾은 모든 이가 신기한 모양에 끌렸을 터입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 꽃잎이 뿔처럼 네 개가 있어요.
이 모양을 자세히 보면 정말 닻처럼 생겼어요.
그래서 닻꽃이죠.
꽃말도 그래서 어부의 꽃이에요.
문헌에 보면 지리산, 양구, 인제에도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 데서 본 사람은 거의 없어요.
오로지 화악산에서만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온난화에 의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데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식물입니다. 
작년까지는 이름이 닻꽃이었어요.
올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오로지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별한 꽃이라고 결론을 내렸나 봅니다.  
그래서 이름을  참닻꽃으로 바꿨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만 있는  
그래서 더 소중한 우리 꽃이 되었습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우리나라에만 있는 참닻꽃, 
그러니 닻 모양이 잘 드러나게끔 사진을 찍는 게 관건입니다.
그런데 휴대폰으로 사진 찍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꽃이 신비롭습니다만 
카메라로는 그 신비로움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꽃이 다소 복잡하게 달려서 닻 모양이 도드라지지 않는 겁니다.
게다가 중천에서 내리쬐는 강한 햇살 때문에 꽃이 더 어지럽게 보입니다.  
DSLR이면  배경을 아웃포커스 시켜서 꽃만 돋보이게 할 텐데요.
 
궁리 끝에 숲 그늘에 든 꽃을 찾았습니다.
빛이 직접 닿지 않으니 그나마 꽃이 단순하게 보입니다.
게다가 배경을 바위로 선택했습니다.
그 순간 복잡한 꽃이 단순 명료해졌습니다.
그제야 돛 모양이 제대로 보입니다.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권혁재 핸드폰사진관/ 참닻꽃

 
이렇듯 사람의 눈과 카메라의 눈은 다릅니다.
카메라 렌즈의 눈은 배경이 단순할수록 
대상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다소 복잡한 배경에 서 있는 참닻꽃을 살펴보다가
꽃에서 노니는 개미가 보였습니다.  
단순한 바위가 배경이 되게끔  얼른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그 순간 휴대폰 액정 화면에 
개미와 꽃이 선명하게 맺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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