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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사욕 채우려는 의사 아니다"…전임의도 사직서 던진다

중앙일보 2020.08.27 16:35
전국의사 2차 총파업(집단휴진) 이틀째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출입문 앞에서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에 따르면 업무개시 명령으로 중앙대병원 전공의 170명, 고려대 안산병원 전공의 149명,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29명 전원이 사직서를 썼다고 밝혔다. 뉴스1

전국의사 2차 총파업(집단휴진) 이틀째인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출입문 앞에서 전공의들이 의대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에 따르면 업무개시 명령으로 중앙대병원 전공의 170명, 고려대 안산병원 전공의 149명,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29명 전원이 사직서를 썼다고 밝혔다. 뉴스1

단체로 집단 휴진에 들어간 전공의에게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며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전공의 선배 격인 전국 전임의가 “우리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의사가 아니다”며 정부 정책에 반대해 단체로 사직서를 내기로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학장, 원장도 "모든 책임은 정부"

 
전국전임의일동은 27일 성명을 통해 “우리의 꿈은 오로지 몸과 마음이 아픈 환자분들을 돕고 국가의 의료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며 “이런 꿈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기에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의사는 의대 졸업 후 국가시험을 통과한 일반의, 인턴(수련의) 1년과 레지던트 4년을 마친 전문의, 전문의 자격증을 딴 뒤 1~2년 세부 과정을 더 공부한 전임의(펠로) 등으로 구분한다. 전임의는 전문의를 취득하고 대학병원에 남아 진료, 연구, 교육, 수련을 겸하며 일하는 의사로 흔히 인턴, 레지던트라고 불리는 수련의와 전공의의 선배 격이다. 
 
이들은 “정부의 이번 정책은 처음부터 의료계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부는 마치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것처럼 근거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고 적었다. 이어 “무너진 의료전달 체계가 개선되지 않은 채 진행하는 공공 의대 설립과 의과 대학 정원 확대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보험평가과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7일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계 집단휴진과 관련, 전임의·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이행여부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정영기 보건복지부 보험평가과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27일 서울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계 집단휴진과 관련, 전임의·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이행여부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의사가 집단 이익을 위해 환자를 내팽개쳤다는 소위 ‘밥그릇 논란’도 반박했다. 전임의들은 “우리는 파업이 시작된 첫날부터 오늘까지 단 한 번도 코로나19 관련 진료를 포함한 필수 진료 현장을 떠난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마치 우리가 국민 건강을 볼모로 불법시위를 저지르는 집단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대형병원 전임의들은 21일 전공의가 파업에 들어간 뒤 당직 근무, 필수 응급 수술 등을 맡아 하고 있다.  
 
전국전임의일동은 마지막으로 정부의 강경 대응에 사직서로 맞서기로 했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과 대한민국의 의료체계가 망가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이번 정부의 정책추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함을 결의하며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정부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강요를 멈추고 모든 논의를 의료계와 함께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임을 밝히는 즉시 복귀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소속 전국 40개 의대학장, 원장도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해 정부를 압박했다. KAMC는 “전국 의과대학 학장, 원장들은 의대생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가 정당하다고 인정한다”며 “정부는 공공 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하여 졸속으로 수립된 보건의료정책에 대하여 의학교육전문가가 포함된 의정 협의체를 구성하여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대한민국 의사양성이 중단되면 의료공백과 의학교육의 부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것이며 이에 대한 책임의 중심에는 정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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