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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진실' 만든 트럼프 소방수…백악관 떠나며 '마지막 방어'

중앙일보 2020.08.27 14:26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26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콘웨이는 이를 마지막으로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26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콘웨이는 이를 마지막으로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든든한 방패를 자처해 왔던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마지막 역할을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전당대회 연설
"트럼프는 여성을 고위직에 올려줘"
사흘 전 "가족 위해 백악관 떠난다"
WP "수치심 모르는 창조자란 평가"

공화당 전당대회 셋째 날인 26일(현지시간) 찬조 연사로 나온 콘웨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거친 싸움을 택했으며, 가장 복잡한 문제들과 싸우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흘 전 콘웨이는 "다음 주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딸 클로디아(15)가 소셜미디어에 "엄마의 직업이 처음부터 내 인생을 망쳐놓았다"는 등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린 직후였다. 클로디아는 "엄마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것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도 적었다.  
 
이에 콘웨이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 당분간 자녀들에게 어머니 역할을 다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마지막 전당대회 연설만은 강행했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왼쪽)의 15세 딸 클로디아(오른쪽)가 트윗에 올린 글. ’엄마의 일이 내 인생을 망쳤다. 우리가 수년간 고통받은 것을 보고도 그 길을 가려 한다. 이기적이다“라고 썼다. [트위터·인스타그램 캡처]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왼쪽)의 15세 딸 클로디아(오른쪽)가 트윗에 올린 글. ’엄마의 일이 내 인생을 망쳤다. 우리가 수년간 고통받은 것을 보고도 그 길을 가려 한다. 이기적이다“라고 썼다. [트위터·인스타그램 캡처]

이날 연설에선 "수십 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과 정부에서 여성들을 고위직에 올려줬다. 우리 주장과 의견을 존중했고 남성들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성차별, 성추행 문제에 대해 마무리를 짓고 가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콘웨이는 4년 전 선거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특급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다. 그 과정에서 논란도 많이 불렀다. 2017년 대통령 취임식 당시,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그 어느 취임식 때보다 많은 군중이 왔다"고 말했다가 진위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콘웨이가 방송 인터뷰에 나와 "스파이서는 거짓이 아닌 '대안적 진실'을 이야기한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듬해 중간 선거에선 백악관 선임고문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방송에 나와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됐다. 정부 관계자의 정치 행위를 금지한 '해치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콘웨이는 "표현의 자유가 우선"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찬조연설자로 나서는 등 해치법을 무시한 것도 콘웨이가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콘웨이가 "'수치심을 모르는 창조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고 전했다.  
 
콘웨이는 언제까지 백악관을 떠나있을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캠프 측에선 여전히 콘웨이가 선거 과정에 참여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NBC)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공백 기간이 길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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