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민 봤다"던 최성해 조카…재판장 "물타기 말라" 엄중 경고

중앙일보 2020.08.27 14:05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7일 1심 재판. 이날 법정에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의 조카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최 총장과 동양대 식당 운영 문제로 사이가 멀어진 인물. 
 

최성해 조카 "최성해 윤석열과 밥먹어" 檢 "총장, 최성해와 일면식도 없어"

뉴스공장에도 출연, 재판장은 '위증 경고' 

A씨는 지난해 9월엔 지인과 함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최 전 총장과 야당 정치인간의 연루설이 언급된 대화 녹취록을 제공했을 만큼 정 교수에겐 유리한 증인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서 임정엽 재판장으로부터 "물타기 하지 말라""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경고한다"는 질책을 받았다. 
 
A씨의 "2012년 여름 동양대에서 조민을 봤다""(비슷한 시기) 동양대에서 정 교수의 아들을 봤다"는 증언의 사실 관계가 검찰 신문에서 계속해 어긋났기 때문이다. 한 예로 A씨는 변호인과의 신문에선 "2012년 여름(조민 인턴시기) 동양대에서 카페를 개설해 운영했다"고 했는데 계약서상 카페 계약 시기는 2013년 7월이었다. 
 
A씨는 검찰의 공격적인 질문에 당황한 듯 잠시 말문이 막히거나 다리를 떨었다. A씨를 신문했던 정 교수의 변호인은 상기된 얼굴에 부채를 부쳤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연합뉴스

정경심 교수에게 유리한 증언들 

A씨는 정 교수 변호인과의 신문에서 삼촌인 최 전 총장에겐 불리한 증언을, 정 교수에겐 유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다음은 변호인과 A씨의 증인신문 중 일부다. 
 
A씨 증인신문 中
정 교수 변호인(변)=증인은 2012년 동양대 다산관 1층에서 카페를 개설해 운영하기 시작했나요?
A씨=네.
=증인은 동양대에서 막 카페를 개업했을 시기인 2012년 여름. 조민을 동양대 카페에서 본적이 있나요?
A씨=네.
=이와 관련해 증인은 조민이 봉사활동 하는 몇몇 아이들 인솔하는 것을 봤나요.
A씨=네. 조민이 (아이들 인솔 말고도) 원어민 교사들과 이야기도 하고 수업내용 이야기 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변=그때 원어민 교사들 얼굴 기억나요? 그 카페 레스토랑에서 원어민과 조민이 방문한거 봤다고요?
A씨=네.
=증인께서 조민에게 여름인데 일하기 힘들지 않냐 물었던 것 맞나요?
A씨=네.
=증인은 조모씨(정 교수 아들)가 2012년 여름 동양대에서 멘토/멘티 활동하는 것 봤나요?
A씨=네
 
※신문 중 일부 생략 및 압축 
 

A씨 "최성해, 윤석열과 최고지도자 상대" 

A씨는 최 전 총장이 정 교수를 유독 아껴했고 조민을 며느리로 삼고 싶어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경북 지역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이었던 최교일 전 의원의 후임으로 최 전 총장이 총선에 출마할 계획이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최 전 총장으로부터 "조국 장관하면 절대 안된다. 난 윤석열과 최고 지도자(문재인 대통령)을 상대하고 있다. 윤석열과 (검찰 조사 중) 밥도 먹었다. 너도 잘못하면 구속시키겠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법정 출석 전 최 전 총장이 지난 24일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변호인에게 통화 내역을 보여줬다. A씨는 "최 전 총장이 나와 정 교수 사이를 이간질하려 했다"고 말했다. 모두 최 전 총장에겐 불리한 증언이다.
 

검찰 질문에 흔들린 A씨의 증언  

하지만 A씨의 증언은 검찰의 신문이 시작되자마자 흔들렸다. 고형곤 부장검사를 포함해 법정에 출석한 여러명의 공판 검사들이 A씨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재판장이 "검사님 한분만 질문하세요. 혼동이 온다"고 할 정도였다. 
 
검찰은 우선 A씨와 정 교수 변호인간의 접촉 여부를 물었다. A씨는 "괜찮냐고 응원 차원으로만 연락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후 A씨 진술의 사실 관계를 파고들었다. 
 
A씨 증인신문 中
=증인이 2012년 여름 동양대에서 카페 운영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저희 확보 자료는 2013년 7월부터 계약한 것으로 나오는데. 

A씨=2012년도에는 학교 내에 커피 머신 팔수 있게 해서 그때 커피머신을 들여왔습니다.
=아까 변호인이 2012년 여름 카페 운영, 개설했다고 했을 때 "예"라고 답했잖아요.
A씨=다시 말할게요.
재판장=증인, 질문 잘 듣고 간단히 답하세요.
=2012년 동양대에 카페 개설한 것 맞으세요?
A씨=형식상 맞습니다.
=형식상 맞다는게 무슨 말인가요
A씨=제가 맡아서 하기로 했으니까 한 거죠.
=조민 진술은 2012년 1~2월, 7~8월 학교 내려와서 간헐적으로 튜터 참석했다는 거에요. 그런데 2012년 8월 인문학 영재 프로그램은 폐강됐어요. 근데 당시 여름에 조민이 아이들 인솔하고, 원어민과 이야기한게 확실해요?
A씨=네
재판장=잠깐만 재판부 협의하겠습니다. 재판부가 증인에게 위증죄 경고합니다. 증인 선서 했기 때문에 기억과 다른 말을 하면 위증죄 처벌받을 수 있어요. 잘 생각해서 답하세요. 경고 했어요.  
 
※일부 대화 생략  
 
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장 "연도가 틀리면 다 틀린다" 

A씨가 2012년 여름 정 교수의 아들인 조모씨를 봤다는 증언도 흔들렸다. A씨가 앞선 증언과 달리 실제 조씨를 만난 연도를 헷갈려하자 재판장은 "연도가 틀리면 다 틀린다. 연도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걸 모른다고 하나. 잘 듣고 대답을 하라"고 또 A씨를 질책했다. A씨는 2017년 동양대와의 식당 계약이 파기된 뒤 최 전 총장과 사이가 멀어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가 지인과 함께 뉴스공장에 출연한 부분 중 지인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도 캐물었다. A씨는 "출연은 했지만 난 한마디도 안했다""(지인의 인터뷰와) 생각이 달랐지만 가만히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검찰은 최 전 총장이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윤 총장과 밥을 먹었다는 A씨의 진술에 대해서도 "최 전 총장은 그런 적이 없다 증언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윤 총장이 최 전 총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했다. A씨는 녹취록을 제시하진 못했지만 "그런 말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