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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노총도 방역엔 특권없다”는 대통령 발언이 맞다

중앙일보 2020.08.27 00:13 종합 30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민주노총의 8·15 보신각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 거부와 관련해 “코로나 방역엔 특권이 없다”며 “엄정히 대응하라”고 말했다.  방역엔 차별이 있을 수 없고,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맞는 말이고 바람직한 방향이다. 민주노총의 8·15 집회에선 집회 참가자 중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행사 당일 마스크 착용은 물론 페이스 실드(얼굴 가리개)를 전달하는 등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며 확진자가 이 집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광복절 집회는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에 따라 기자회견 형식을 취했지만 2000명 정도가 참가한 대규모 집회였다. 추가 확산을 막으려면 당연히 집회 참석 인원과 명단을 파악해 짧은 시간 안에 조사를 마쳐야 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조합원들에게 서울시의 방역 대책과 검진 등에 대해 안내를 완료했지만 ‘8·15 대회와 관련해 검진을 받으러 왔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광화문 광장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검진 대상이 아니다’와 같은 말이 (보건소 선별진료소 등에서) 돌아왔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게는 통신기지국 추적 등을 통해 명단을 파악하고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하지만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에겐 이를 똑같이 적용하지 않아 ‘편파 방역’이란 지적을 받았다. 야당과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민주노총 집회는 자기들 편이어서 방관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선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들은 왜 검사하지 않느냐. 국민 안전 문제에서 이념 대결로 갈라치기를 하지 마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거듭됐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래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민주노총에 엄정 대응하라고 하자 방역당국은 부랴부랴 통신사에 통신 정보를 요청했다. 또 민주노총에 집회 참석자 명단 제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검사를 안내하고 관리할 계획이다. 동일한 잣대를 민주노총 집회에도 적용해야 방역을 놓고 내 편과 네 편을 가른다는 오해와 의심을 털어낼 수 있다. 방역당국은 이제라도 이중잣대를 버리고 민주노총 집회까지 범위를 넓혀 선제적으로 코로나 사태 확산을 막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여야도, 좌우도, 진영 논리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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