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게임, 중국 국민 드라마로 떴다

중앙일보 2020.08.27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지난달 시작한 중국 드라마 ‘촨웨훠셴’. 엑소 출신 루한이 주인공을 맡았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지난달 시작한 중국 드라마 ‘촨웨훠셴’. 엑소 출신 루한이 주인공을 맡았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방영을 시작한 36부작 드라마 ‘촨웨훠셴(穿越火线·천월화선)’이 5주 만에 누적 조회수 16억회를 돌파했다. 한국 게임 업체인 스마일게이트가 2007년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만든 드라마가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에서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국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고 동시 접속 인원이 800만명일 만큼 대중적인 게임인 점을 감안해 드라마 제목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크로스파이어’ 소재로 한 ‘천월화선’
텐센트 비디오 통해 36부작 방영
방송 5주 만에 조회수 16억 넘어
어릴 때 게임했던 중국인들 열광

‘촨웨훠셴’의 성공은 철저한 기획의 결과물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중 하나인 유허그 미디어와 손잡자 게임 유통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한 텐센트 역시 적극적으로 나섰다.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지자 엑소 출신 루한과 아역배우 출신 우레이 등 톱스타들이 앞다퉈 출연을 결정했다.
 
백민정 상무

백민정 상무

스마일게이트 IP사업개발담당 백민정 상무는 “회사 차원에서 게임도 훌륭한 지식재산권(IP)인데 왜 다른 장르로 확장이 이뤄지지 않을까. 좀 더 대중적인 콘텐트로 접근해보자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5년 창립자인 권혁빈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 지시로 IP 사업을 본격 진행하게 된 백 상무는 “중국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도 구현 등 현지화로 게임이 큰 사랑을 받은 것처럼 2008년과 2019년의 평행이론을 설정해 게임 내에서 만난 두 사람이 함께 싸워나가는 이야기가 중국 시청자의 판타지 선호 취향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 ‘크로스파이어’. 드라마 제목도 중국 게임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게임 ‘크로스파이어’. 드라마 제목도 중국 게임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국민 게임’이라고 불려요. 어릴 때 게임을 한 이들이 성인이 돼서도 계속 하는 경우도 있고 드라마로 인해 다시 시작한 사람들도 있어요. 중국 게임으로 아는 경우도 많고요. 또 우리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며 격변기를 맞은 것처럼 중국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중요한 모멘텀이어서 그런지 ‘응답하라 1988’처럼 향수를 부르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게임을 하지 않거나 모르는 사람도 끌어당길만한 요소가 많은 거죠.”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영화도 할리우드에서 제작 중이다. 2015년 미국 영화 제작사 오리지널필름과 계약을 맺고 올 초 글로벌 배급사 소니픽처스와도 손 잡으며 한국 게임 최초로 미국 영화 제작 소식을 전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발목이 붙잡힌 상황이다.
 
백 상무는 “블록버스터를 생각하고 할리우드부터 찾았는데 미국에선 크로스파이어를 잘 몰랐다”며 “오히려 중국에서의 IP 파워를 보고선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잡을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80여개국에 회원 10억명을 보유하고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105억 달러(약 12조6500억원)에 달하는 메가 히트작이지만 북미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탓이다.
 
제일기획·LG전자·CJ오쇼핑 등에서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백 상무는 “방탄소년단 등 K팝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처럼 K게임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