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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 떠날 것” 메시 이적 선언…세계 축구 발칵

중앙일보 2020.08.27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리오넬 메시

리오넬 메시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사진)가 이적을 결심했다. ‘축구 신의 재림’ 메시의 거취는 유럽 클럽축구 판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특급 변수다.
 

구단에 계약종료 공식 요청
새 감독·수뇌부와 불화가 원인
계약서 해석 따라 바이아웃 발생
행선지로 맨시티·맨유·PSG 거론

BBC는 26일 “메시 대리인이 바르셀로나에 팩스를 보내 계약 종료를 공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메시가 팀을 떠나기로 결심한 건 구단과 불화 때문이다. 신임 사령탑 로날드 쿠만(57·네덜란드) 감독과 기싸움이 직접 원인이다. 아르헨티나 매체 디아리오 올레도 이날 “쿠만 감독이 최근 메시와 면담하며 ‘이제껏 누려 온 특권은 더 이상 없다. 무조건 팀이 먼저다. 나에게서 융통성을 기대하지 말라’며 다그쳤다”고 보도했다.
 
감독뿐만 아니라 구단 수뇌부와 갈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메시는 근래 주젭 마리아 바르토메우(57) 바르셀로나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감독 및 선수 구성 변경 때마다 메시는 “비합리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최근 메시는 루이스 수아레스(33·우루과이) 등 주전급 선수 5명이 한꺼번에 물갈이 대상에 오르자 “그들이 떠나면 나도 떠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시는 명실상부한 2000년대 ‘바르셀로나의 얼굴’이었다. 바르셀로나 유스팀을 거쳐 2004년 1군에 데뷔했고, 16년간 731경기에 출전해 634골 285도움을 기록했다. 메시와 함께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 축구클럽으로 군림했다. 우승만 해도 ▶프리메라리가 10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4회 ▶코파 델 레이(스페인 FA컵) 6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3회 등이다. 메시도 이 기간 세계 최고 축구선수의 상징인 발롱도르(Ballon d’Or) 트로피를 6차례 품에 안았다.
 
‘원 클럽 맨(One Club Man·한 팀에서만 뛴 선수)’이 확실시되던 메시의 이적 요청 소식에 바르셀로나 팬들이 분노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홈 구장 캄프 누와 구단 사무실로 몰려가 “모든 책임은 메시를 존중하지 않은 바르토메우 회장에게 있다”며 사임을 요구했다. 내년 바르셀로나 회장 선거에 출마 예정인 빅토르 폰트는 “바르토메우 회장은 구단 역사상 최고 선수를 지켜내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새 회장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축구 스타들도 목소리를 냈다. 바르셀로나 출신 루이스 피구(48·포르투갈)는 소셜미디어에 “와우! 또 하나의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글을 올렸다. 바르셀로나의 옛 동료 카를레스 푸욜(42·스페인)은 “존경과 존중. 레오(메시 별명), 너의 결정을 지지해, 친구”라고 적었다.
 
이적이 현실이 될 경우, 메시의 예상 행선지는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인터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등이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라디오는 “메시가 펩 과르디올라(49) 맨시티 감독과 이적과 관련해 교감을 나눈 상태다. 맨시티는 메시 영입을 위해 3억 유로(4214억원)를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메시가 올 여름 새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메시와 바르셀로나의 계약기간은 2021년 6월까지다. 그런데 올 시즌 종료 직후 선수가 계약의 유지 또는 파기를 결정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다만, 계약서에는 ‘계약 변경을 원할 경우 6월1일 이전에 구단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통상적인 시즌 종료 시점(5월 말)을 고려한 조항인데, 코로나19로 시즌 일정이 미뤄져 지난달 20일에야 리그가 끝났다.
 
마르카는 이날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계약 파기 조항은 6월부터 효력을 잃지만, 올 시즌은 코로나19의 영향을 고려해 유예하는 것이 옳다”고 보도했다. 물론 구단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계약서 조항을 문구 그대로 적용할 경우, 메시가 구단 뜻에 반해 당장 옮기려면 영입하려는 팀이 바르셀로나에 바이아웃(소속팀 동의없이 선수와 협상할 경우의 이적료)을 지불해야 한다. 이 금액은 7억 유로(9800억원)다.
 
바르셀로나가 메시를 붙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BBC는 “온, 오프라인에서 악화된 여론이 바르토메우 회장의 사임을 이끌어낸다면, (메시 이적 이슈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르토메우 회장은 “내 자리를 노리는 이들의 악의적 선동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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