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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김현미 “부동산대책 8월엔 효과”? 대치 은마 22억 신고가

중앙일보 2020.08.27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다.”
 

서울 몇 곳만 10억 넘었다지만
5개구 중위가격 10억대, 서초 16억
서울 1채 팔면 지방 6채 살 수 있어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 말이다. 과연 그럴까. 이날 김 장관의 주요 발언을 팩트체크했다.
 
◆서울 아파트는 일부 몇 개만 10억원이 넘을까?= 이날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했다는 내용의 기사에 관해 물었다. 김 장관은 “일부 몇 개 아파트를 모아서 봤을 때 10억원이 넘은 것인데, 서울 전체 통계인 것처럼 보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의 말대로 서울에서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정말 ‘일부 몇 개’뿐일까.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지난달 말 기준)은 8억4683만원이다. 중위매매가격은 서울 아파트를 가장 싼 아파트부터 비싼 아파트까지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아파트값을 말한다. 지역별로는 서초구(16억4000만), 강남구(16억3500만), 용산구(12억8500만), 송파구(12억6000만), 광진구(10억원)의 중위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는다. 광진구 아파트(3만여 가구)의 절반은 10억원이 넘는 셈이다.
 
현재 서울에는 170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그렇다면 이 중 85만 가구는 8억4683만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반면에 3년째 제자리걸음인 지방 아파트(경북·강원도 등 8개 도)의 중위 가격은 1억4000만원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지방에 있는 아파트 6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3년 전에는 서울 아파트 한 채(중위가격 5억4052만원)를 팔아 지방 아파트 4채를 살 수 있었다.
 
아파트 매매가격

아파트 매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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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나타난다는 효과가 거래절벽·신고가 행진?=김 장관은 이날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이 효과가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8월이 지나야 통계에 반영된다”며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7월 통계는 법이 통과되기 전에 거래된 것이기에 법 통과 이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6·17대책과 7·10대책의 효과가 이달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언론에서 7월 통계를 근거로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낸다는 불만이다. 그렇다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통계는 어떨까.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25일 기준)는 2520건이다. 이런 추세로 가면 1년 전인 지난해 8월(1만467건)의 29%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은 1년 전의 75% 수준을 유지했다. 아파트 거래도 확 줄었다.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25일 기준)는 1304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8월(6606건)의 2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신고가’ 거래는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76㎡(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초 역대 가장 비싼 매매가(22억2000만원)를 기록하며 거래됐다. 이달 들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롯데캐슬프레지던트 84㎡는 20억8000만원에, 서초교대 e편한세상 84㎡는 2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모두 신고가다. ‘거래는 씨가 말랐는데 부동산값은 잡지도 못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통합당의 김현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이와 관련,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맙시다”라고 했던 김현미 장관의 2017년 취임사를 인용하며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대표 후보도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 들어와서 부동산 값이 많이 오른 것은 현실적으로, 데이터로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가격 급등이 언론의 왜곡이며 이전 정부에서도 많이 올랐다는 주장에 대해 “강남 중개업소 몇 군데만 샘플 조사해 보면 명확하게 나오니 긴 논쟁이 필요없다”고 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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