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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파업 큰혼란 없었지만···대학병원은 수술 연기·응급실 축소

중앙일보 2020.08.26 17:16
26일 부산 동구 한 이비인후과 입구에 휴가로 인해 휴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부산 동구 한 이비인후과 입구에 휴가로 인해 휴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송봉근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방침에 반발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사흘간 진행하기로 한 총파업 첫날인 26일 동네의원은 휴진율이 낮아 우려했던 의료공백 사태가 빚어지지 않았다.
 

의사협회, 2차파업 첫날 휴진율 낮아
자치단체, 휴진 의원에 업무개시명령
"의료공백 막자" 대학병원은 수술연기

 하지만 전공의와 일부 전임의가 파업에 참여한 대학병원에선 응급수술을 제외한 일반수술이 연기되기도 했다. 대학병원의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 정상운영됐다.
 
 부산시 조사 결과 동네의원 총 2369곳 가운데 21.4%인 437곳이 이날 휴진신고를 했다. 이는 지난 14일 1차 파업 때의 휴진율 46.1%보다 낮다. 부산지역 16개 구·군 가운데 9개 구·군이 휴진율 15% 이상이었다. 
 
 46개 의원 중 47.8%인 22개소가 휴진한 부산 강서구, 60개소 중 38.3%인 23개소가 휴진한 서구는 이날 휴진 신고한 의원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휴진율 15%가 넘는 나머지 7곳의 자치단체도 보건복지부 대응지침에 따라 이날 중 업무개시 명령을 발령하기로 했다. 자치단체는 업무개시 명령에도 휴진을 강행하면 현장조사를 거쳐 업무정지(15일)와 형사고발 같은 처분을 할 예정이다.  
26일 부산 동구 한 산부인과 입구에 휴가로 인해 휴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부산 동구 한 산부인과 입구에 휴가로 인해 휴진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송봉근 기자

 
 이날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 한 빌딩의 정형외과와 이비인후과를 찾은 시민 10여명은 휴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발길을 돌렸다. 빌딩 1층에서 발열 체크를 한 여직원은 “파업하는 줄 모르고 방문한 어르신들이 주로 헛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부산진구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동네의원 휴진으로 휴진하지 않은 종합병원에 환자가 늘어날 수 있어 근무인력을 늘리는 등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에서는 의원 1089곳 가운데 8.9%인 97곳이 휴진 신고를 했다. 대전시는 휴진비율이 15%를 넘지 않아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대구에서도 지난 1차 파업 때 동네의원 1869곳 가운데 31.9%가 휴진했으나 이보다 적은 의료기관이 파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에서는 1차 때 동네의원 1271곳의 48.6%보다 낮은 15%가 휴진한 것으로 파악했다. 
 
 충북에서는 의원 880여곳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88곳이 휴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울산지역 의원 694곳 가운데 10%가량만 이번 파업에 동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의대생이 공공의대 증설 등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의대생이 공공의대 증설 등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동네의원들의 휴진에 자치단체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전시는 자치구 보건소에 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소셜미디어(SNS)로 시민에게 문을 연 의료기관을 안내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60곳의 병원급 의료기관에 진료시간 확대, 대전시의사회에 휴진의원 안내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보훈병원·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국군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4곳은 응급 의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휴진 당일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해당 병원이나 보건소, 119에 문의하거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 등으로 문 여는 의료기관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충북도 역시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병원급 의료기관에 진료 시간 확대 등 협조를 당부하고, 보건소에 비상 진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와 전임의가 많은 대학병원에서는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분위기다. 병원별로 응급실·투석실·분만실·중환자실 등에 투입할 필수인력을 중심으로 근무표를 다시 짜는 한편, 응급수술을 제외한 일반 수술을 연기하거나 외래환자 접수와 응급실 병상운영을 축소하기도 했다. 
2차 전국 의사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앞에서 전공의 등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2차 전국 의사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앞에서 전공의 등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 239명을 둔 부산대병원 본원은 전공의 대부분이 파업하면서 하루 80~100건이던 수술이 이날 절반 정도로 줄었다. 응급수술을 제외한 일반 수술은 뒤로 미뤘다. 전공의 111명의 70%가 파업에 참여한 부산 고신대 복음병원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을 교수 당직 체제로 전환하고, 수술 스케줄을 연기하는 방법으로 이번 주까지는 예약대로 응급 수술을 진행하되 다음 주에는 파업 이전의 70% 수준만 수술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동산병원 등 대구지역 대학병원도 이날 수술 건수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대병원·을지대병원·대전성모병원·건양대병원은 전공의 등 전체 600여명이 진료 현장을 벗어나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118명과 전임의 12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200여명의 교수진이 투입돼 전임의와 전공의 공백을 메꾸고 있다”며 “아직 비상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중증환자나 응급환자 위주로 수술이 진행되다 보니 일부 경증환자에 대한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15명과 전임의 4명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파업에 대비해 미리 수술 일정을 조정하면서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교수진 등 나머지 의사 226명이 대체 투입되면서 외래 환자 진료에도 차질은 없는 편이다. 
26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의원 앞에 제2차 의사총파업 관련 포스터와 26~28일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채혜선 기자

26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의 한 의원 앞에 제2차 의사총파업 관련 포스터와 26~28일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채혜선 기자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기존 일정대로 교대 근무를 하는 상황이어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운영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충북도 관계자도 “환자 생명과 직결된 진료를 담당하는 응급실, 중환자실 인력은 이번 파업에서 제외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산·대전·대구·울산·충북=황선윤·김방현·김정석·백경서·최종권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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