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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선 긋는데 '수능 연기' 꺼내는 교육감…고3은 불안하다

중앙일보 2020.08.26 16:42
지난 5월 21일 오전 대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고3 학생들이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책상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지난 5월 21일 오전 대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고3 학생들이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책상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칸막이가 설치돼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교육부는 재차 선을 긋고 있지만, 수능 연기를 주장하는 일부 교육감의 발언에 학부모와 수험생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된 수도권의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등교 중단 발표 이후 수능 연기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후 하루에도 수십건씩 연기 가능성을 묻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현재까지 교육부는 예정대로 수능을 본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수능 계획에 대해 "12월 3일 수능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간다면 계획을 변경해야 할 수 있지만, 지금 그런 이야기(수능 연기)를 먼저 하는 것은 현장의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악의 경우 연기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계획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날 유 부총리는 시험 방식에 대해서도 변경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수능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비대면으로 시험을 보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당장 실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교육감 "수능 5~6월에나 보는 안 있을지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수도권 학교방역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수도권 학교방역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일부 교육계 인사들은 수능 연기 가능성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앞서 이재정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0일 라디오 방송에서 "수능 시험일이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연기하지 않는다고) 못 박을 일은 아니고 심해지면 못을 빼야 할 경우도 없지 않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이 교육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부가 내년 5~6월로 수능을 미루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이 교육감은 "교육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선택의 여지라고 한다면 내년 5∼6월에나 볼 수밖에 없는 그런 안을 플랜B로 구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추측했다.
 

교육부 "수능은 국가 주관…교육감 업무 밖"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지역(서울, 경기, 인천) 유·초·중·고·특수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 부총리, 이재정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지역(서울, 경기, 인천) 유·초·중·고·특수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 부총리, 이재정 경기교육감, 도성훈 인천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 뉴스1

 
잇따른 교육감 발 수능 연기론에 대해 교육부는 단순한 의견 표명이라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 주관 시험인 수능은 교육부가 책임지고 추진한다"면서 "수능 일정은 교육감의 사무에서 벗어난 일이기 때문에 (관련 발언은) 단순한 의견 표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방침과 교육감들의 발언이 충돌한 사례는 올해 초부터 반복되고 있다. 수능 난이도 조절론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교육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은 고3 학생을 위해 수능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쉬운 수능'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교육부가 여러 차례 인위적인 난이도 조절은 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이런 주장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교육부·교육감 메시지 따로…수험생 혼란 줄여야"

지난 5월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 입실 전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실 입실 전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뉴스1

 
입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교육부와 교육감들의 발언이 따로 노는 경우가 많아 당황스럽다"면서 "수험생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와중에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시와 관련된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험생들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교육 당국도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줄이고 수험생들이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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