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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드라마도 대박 터진 ‘크로스파이어’ 조회수 16억 돌파

중앙일보 2020.08.26 15:30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시작한 드라마 ‘촨웨훠셴’. 한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만든 드라마로 제목 역시 게임의 중국명을 그대로 붙였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시작한 드라마 ‘촨웨훠셴’. 한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만든 드라마로 제목 역시 게임의 중국명을 그대로 붙였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방영을 시작한 36부작 드라마 ‘촨웨훠셴(穿越火线·천월화선)’이 5주 만에 누적 조회수 16억회를 돌파했다. 한국 게임 업체인 스마일게이트가 2007년 출시한 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만든 드라마가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에서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국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고 동시 접속 인원이 800만명에 달할 만큼 대중적인 게임인 점을 감안해 드라마 제목도 크로스파이어의 중국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2007년 출시 후 12조 벌어들인 슈팅 게임
복고 감성 자극 중국판 ‘응답하라’로 인기
한국 게임 최초 할리우드 영화 제작 이끈
백민정 상무 “IP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해”

‘촨웨훠셴’의 성공은 철저한 기획의 결과물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중 하나인 유허그 미디어와 손잡자 게임 유통으로 성장 동력을 마련한 텐센트 역시 적극적으로 나섰다. 4년간 총제작비만 2억7000만 위안(약 464억원)이 투입됐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지 않고 e스포츠 시장과 프로게이머 이야기를 덧댄 것도 이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중국 최초로 실제 e스포츠 게임을 다룬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 엑소 출신 루한과 아역배우 출신 우레이 등 톱스타들이 앞다퉈 출연을 결정했다.  
 

“국가·언어 장벽 낮아 중국 국민게임 등극”

‘촨웨훠셴’의 한 장면. 2008년과 2019년이 평행 세계로 구성돼 주인공 두 사람이 게임 속에서 만난다. 엑소 출신 루한과 아역배우 출신 우레이의 만남도 화제를 모았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촨웨훠셴’의 한 장면. 2008년과 2019년이 평행 세계로 구성돼 주인공 두 사람이 게임 속에서 만난다. 엑소 출신 루한과 아역배우 출신 우레이의 만남도 화제를 모았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경기 판교에서 만난 스마일게이트 IP사업개발담당 백민정 상무는 “회사 차원에서 게임도 훌륭한 지식재산권(IP)인데 왜 다른 장르로 확장이 이뤄지지 않을까. 영화나 드라마처럼 좀 더 대중적인 콘텐트로 접근해보자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5년 창립자인 권혁빈 비전제시최고 책임자(CVO)의 지시로 IP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 백 상무는 “중국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도 구현 등 현지화로 게임이 큰 사랑을 받은 것처럼 2008년과 2019년의 평행이론을 설정해 게임 내에서 만난 두 사람이 함께 싸워나가는 이야기가 중국 시청자의 판타지 선호 취향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로스파이어는 중국에서 ‘국민 게임’이라고 불려요. 어릴 때 게임을 시작했던 사람들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계속 하는 경우도 있고 드라마로 인해 다시 시작한 사람들도 있어요. 게임은 국가와 언어로 인한 문화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중국 게임으로 아는 경우도 많고요. 또 우리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며 격변기를 맞은 것처럼 중국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중요한 모멘텀이어서 그런지 ‘응답하라 1988’처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효과도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0년이 고스란히 투영되다 보니 게임을 하지 않거나 모르는 사람도 끌어당길만한 요소가 많은 거죠.”
 

“할리우드도 프랜차이즈 가능한 IP 관심”

스마일게이트 IP사업개발담당 백민정 상무.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해 중국과 미국에서 드라마 및 영화 작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IP사업개발담당 백민정 상무.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해 중국과 미국에서 드라마 및 영화 작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영화도 할리우드에서 제작 중이다. 2015년 미국 영화 제작사 오리지널필름과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 초 글로벌 배급사 소니픽처스와도 손을 잡으며 한국 게임 최초로 미국 영화 제작 소식을 전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발목이 붙잡힌 상황이다. 백 상무는 “시나리오 초고까지 나왔는데 2월 이후 올스톱됐다. 6개월이면 방향 수정도 끝나고 제작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울 뿐”이라며 “텐트폴 대작영화까지 모두 개봉 및 제작 일정이 변경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늦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제작사가 아닌 중국ㆍ미국과 연이어 협업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보다 넓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 상무는 “블록버스터를 생각하고 무작정 할리우드부터 찾아갔는데 미국에서는 크로스파이어를 잘 몰랐다”며 “오히려 중국에서의 IP 파워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을 잡을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80여개국에 회원 10억명을 보유하고 현재까지 누적 매출이 105억 달러(약 12조6500억원)에 달하는 메가 히트작이지만 북미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탓이다.
 

“넷플릭스 ‘위쳐’ 같은 드라마 만들고파”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한 중국 드라마 ‘촨웨훠셴’ 포스터. [사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를 소재로 한 중국 드라마 ‘촨웨훠셴’ 포스터. [사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는 두 용병 집단의 대결을 주축으로 하는 슈팅 게임으로 미국에서 제작 중인 영화는 중국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는 두 용병 집단의 대결을 주축으로 하는 슈팅 게임으로 미국에서 제작 중인 영화는 중국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사진 스마일게이트]

마블처럼 프랜차이즈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오리지널필름이나 ‘스파이더맨’ 등을 만든 소니픽처스 역시 프랜차이즈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백 상무는 “영화나 드라마는 방영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게임은 유저가 플레이를 하는 한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원천 콘텐트로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시리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파이어는 두 용병 집단이 대결하는 슈팅 게임으로 세계관에 비해 캐릭터가 약한 편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제작사 유허그 미디어와는 드라마 두 편의 계약을 제작하기로 계약해 후속 드라마는 전혀 다른 형태의 이야기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2018년 출시한 게임 ‘로스트아크’. [사진 스마일게이트]

2018년 출시한 게임 ‘로스트아크’. [사진 스마일게이트]

차세대 IP로서 2018년 출시한 ‘로스트아크’에 거는 기대도 크다. 7년간 1000억원을 투입한 대작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 등 6관왕에 올랐다. 백 상무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퓨전 배경의 다중 접속 롤 플레잉 게임으로 스토리와 캐릭터가 탄탄하기 때문에 추후 넷플릭스의 ‘위쳐’ 같은 드라마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란드 작가 안드레 샙코브스키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위쳐’는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공개 이후 역대 최고 시청자 수(7600만명)를 기록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등 다른 게임회사들도 공격적으로 IP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제일기획ㆍLG전자ㆍCJ오쇼핑 등에서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백 상무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확장해 나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특한 세계관을 앞세운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K팝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처럼 K게임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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