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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레고 브릭으로 실제 작동하는 자동차도 만든다

중앙일보 2020.08.26 12:00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18)

브릭 아트는 다른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명확히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그 종류가 매우 방대합니다. 아주 작은 최소 단위 브릭 몇 개만으로 사물의 특징만을 포착해 작품화한 미니마이즈 작품부터 수년간 수십 명의 협동 작업으로 쌓아 올린 거대한 건축물까지, 브릭 아트의 카테고리에는 그 한계가 없죠.
 
최근에는 정적인 브릭 작품에 움직임을 추가해 사물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작품부터 실제로 작동이 되는 전등, 컴퓨터, 자동차, LP 플레이어까지 영역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관람할 랜선 브릭 아트 전시회의 주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인데요. 어린이들에게는 동심을, 어른들에게는 감수성을 자극하는 수많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테마로 어떤 다양한 종류의 브릭 아트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함께 만나볼까요?
 
1958년 덴마크에서 시작된 레고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모두에게 사랑받아 온 세계 최고의 브릭 완구죠.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그동안 발매해 온 제품군도 다양합니다. 유아용 듀플로부터 영화를 소재로 한 무비, 슈퍼 히어로 시리즈, 그리고 세계 유명 건축물을 구현하는 아키텍처, 자동차나 중장비 등을 만드는 테크닉, 로봇을 만드는 마인드스톰 시리즈 등 그 수도 엄청납니다.
 
이렇게 많은 제품을 개발해온 레고는 2012년부터 상대적으로 남아보다는 선호도가 낮았던 여아를 공략하기 위해 레고 프렌즈 시리즈와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이 두 시리즈는 기존 레고의 미니피겨와 모양이 다른데요. 오래된 레고 팬은 이런 이유로 프렌즈 시리즈를 정통 레고로 인정하지 않기도 합니다. 양용훈 작가의 디즈니 프린세스 테마파크는 레고의 디즈니 프린세스와 프렌즈 시리즈를 활용해 만든 작품입니다. 디즈니 만화에 등장하는 8명의 공주가 디오라마 곳곳에 표현되어 있답니다.
 
양용훈 작가의 디즈니 프린세스 테마파크 디오라마. [사진 장현기]

양용훈 작가의 디즈니 프린세스 테마파크 디오라마. [사진 장현기]

 
아래 사진의 ‘후크’와 ‘삼국지 영웅들’은 대한민국의 LCP인 이재원 작가의 작품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이재원 작가의 인터뷰를 소개했습니다. 브릭 아트는 세심한 관찰과 연구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어떤 부품을 사용해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관건인데요.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 다른 부품이나 재료를 섞어서 쓰는 브릭 아티스트도 있지만 100% 레고사에서 생산된 제품만을 쓰는 아티스트도 있습니다. 그들을 ‘레고 순혈주의자’라고 부르죠.
 
이재원 작가 또한 오직 레고 브릭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후크 선장의 수염은 레고사에서 출시한 배트맨의 날개이고 그의 머리카락은 레고 테크닉의 중장비 바퀴에 사용되는 벨트입니다. 한편, 삼국지의 장수가 두르고 있는 망토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가져온 부품이고, 마초가 타고 있는 말의 갈퀴는 닌자고 시리즈에서 나왔답니다. 어떤 브릭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브릭 아트의 핵심이랍니다.

 
이재원 작가의 삼국지 영웅들.

이재원 작가의 삼국지 영웅들.

이재원 작가의 후크.

이재원 작가의 후크.

 
이상준 작가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애니메이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주요 배경이 되는 장소인 유바바의 온천장을 만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360도로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는데요, 뒷면은 가오나시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상상력을 발휘하여 꾸며 놓았습니다.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있는 가오나시를 하나씩 찾아내는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상준 작가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상준 작가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크기가 작은 만큼 더 엄청난 디테일을 자랑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김태완 작가가 팀 버튼의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에서 느낄 수 있는 음산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전하기 위해 만든 작품입니다. 포스터에 그려진 그림 그대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곡선 절벽을 표현하는 것에만 반년 이상 고민했다고 하네요.
 
김태완 작가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김태완 작가의 크리스마스의 악몽.

 
닌텐도의 유명 게임인 마리오 시리즈의 주인공을 브릭 헤즈로 재현한 노희준 작가의 작품입니다. 브릭 헤즈는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살려 최소한의 부품을 사용해 2등신으로 표현하는 피겨 작품입니다. 큰 머리와 초롱초롱하고 귀여운 눈이 매력적인 포인트이죠. 멜빵바지를 입은 마리오의 트레이드 마크 콧수염은 실제로는 빵으로 쓰이는 부품이라고 합니다. 이런 브릭 헤즈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아티스트도 있답니다.



노희준 작가의 슈퍼마리오 브릭헤즈.

노희준 작가의 슈퍼마리오 브릭헤즈.

 
랜선 전시회인 만큼 다양한 작품을 소개해봤습니다. 애니메이션과 캐릭터에 관련된 작품은 너무 많아 두 번에 걸쳐서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도 재미있고 멋진 브릭 아트 작품들을 기대해 주세요.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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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기 장현기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필진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 전시, 콘서트, 뮤지컬 등 라이브 콘텐츠의 프로듀서이자 연출가. 20여년간 수백 편의 라이브 콘서트, 쇼, 뮤지컬, 전시 등을 제작 연출했다. 2014년부터 전시 기획자로 변신하여 활동하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브릭 아트에 매료되어 4년간의 준비 끝에 세계 최초의 브릭 아트 테마파크 ‘브릭캠퍼스’를 오픈, 현재 제주와 서울에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장난감으로 여겨지던 브릭이 최고의 예술 소재가 될 수 있고, 무한한 잠재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재미있고도 놀라운 사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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