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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다급하다…"이르면 9월 임상 건너뛰고 백신 긴급승인"

중앙일보 2020.08.24 13:5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 치료를 긴급 승인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 치료를 긴급 승인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미국 정부가 3상 시험을 마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이르면 오는 9월 말 긴급사용 승인을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3명의 소식통에게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NYT·FT 등 "백악관 비서실장이 언급"
미국내 3상 건너뛰고 승인 가능성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관련 사실 부인
FDA 혈장 치료 긴급승인 결정에
대선 급한 트럼프 "오늘 대단한 날"

NYT와 FT에 따르면 이런 얘기는 지난달 30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과 가진 면담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메도스 비서실장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을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리하게 승인을 앞당길 경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안전성을 무시했다는 반발과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파문이 예상되자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보도내용을 부인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 美 대상 임상시험 건너뛰려는 움직임"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호주 시드니 사무실.[EPA=연합뉴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사의 호주 시드니 사무실.[EPA=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에서 백신 2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연구원들은 빠르면 9월에 임상 시험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미국에서도 대규모 3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자원자 등록을 받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통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백신에 승인을 내준다. NYT의 보도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절차를 건너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정상적인 임상시험 절차를 전제로 백신 상용화 가능 시점을 내년 초로 예상했다.   
 
FT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긴급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임상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10월쯤 긴급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NYT에 메도스 비서실장과 므누신 장관이 관련 발언을 한 적이 없으며. 외국에서의 임상시험에만 근거해 승인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트럼프 "FDA에 백신 임상 방해 세력 있어" 

23일(현지시간) 스테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브리핑장에서 FDA가 긴급승인한 혈장치료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스테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브리핑장에서 FDA가 긴급승인한 혈장치료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코로나19 상황이 미 대선의 핵심 변수가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 식품의약국(FDA) 내부에 11월3일 대선 전까지 백신 임상 시험을 위한 자원봉사자 확보를 어렵게 하는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초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국회 하원의장은 "FDA는 백악관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속도전을 할 게 아니라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판단해 승인할 책임이 있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공화당 전대 앞두고 FDA "혈장 치료제 긴급 승인"   

한편 FDA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긴급 승인했다. 바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자청해 "(오늘은) 우리가 고대해오던 아주 대단한 날"이라며 FDA의 결정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모든 미국인이 혈장을 기부해주길 촉구한다"며 관련 정부 사이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FDA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코로나19 환자 7만명이 혈장 치료를 받았고, 이 중 2만명을 상대로 분석한 결과 치료의 안정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FDA의 발표는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공격' 다음날, 또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날 나왔다. FDA가 일요일 오후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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