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보컬리스트 박성연
![2018년 야누스에서 40주년 공연을 하는 박성연. [사진 JNH뮤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24/00bdd2e7-9d58-45e5-b3bb-b32212aaeb92.jpg)
2018년 야누스에서 40주년 공연을 하는 박성연. [사진 JNH뮤직]
미8군에 피아노 알바 갔다가 반해
1978년 국내 첫 재즈클럽 열어
“적자 아닌 날 없었지만 후회 안해”
“실컷 재즈를 하고 싶어서” 한국인 최초로 만든 재즈 클럽은 한국 재즈의 산실이 됐다. 손님보다 연주자가 많을 정도로 재정난에 시달렸지만, 그는 신인 발굴과 연주자를 위한 무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신촌에서 대학로, 이화여대, 청담동을 거쳐 지금의 서초동에 정착하기까지 여러 차례 자리를 옮기면서도 연주비를 줄이지 않았다.
2012년에는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평생 소장해온 LP 음반을 전부 경매로 처분하기도 했다. 당시 사연이 전해지자 후배 뮤지션들이 그를 돕기 위해 헌정 공연 ‘땡큐, 박성연’을 열기도 했다. 말로·이부영·여진·써니킴·혜원·허소영·그린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재즈 보컬들이 총출동했다. 박성연은 “하루도 적자가 아닌 날이 없었다”면서도 “야누스를 연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8년 모습. [사진 JNH뮤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8/24/aef8f1ab-84a0-4a70-9290-e8a8b86a90cd.jpg)
1998년 모습. [사진 JNH뮤직]
1985년 첫 앨범 ‘박성연과 재즈 앳 더 야누스 Vol.1’을 시작으로 1998년 ‘세상 밖에서’, 2013년 ‘박성연 위드 스트링스’ 등 틈틈이 앨범도 발표했다. 지난해 후배 가수 박효신과 함께 자동차 광고 모델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광고 배경 음악으로 삽입된 자신의 곡 ‘바람이 부네요’를 박효신과 듀엣으로 다시 녹음한 것이 마지막 음악 기록이 됐다.
남무성 재즈평론가는 “재즈를 미군을 상대로 하는 쇼에서 한국 대중을 위한 음악으로 옮겨온 야누스는 단순한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음악공동체로서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다”며 “박성연은 독특한 음색과 창법으로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JNH뮤직 이주엽 대표는 “‘무대에 설 때만 비로소 존재 의미가 있다’, ‘외롭고 괴로울 때면 블루스를 더 잘 부르게 되겠구나’ 말하던 모습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5일이다. 장지는 경기 파주 가족묘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