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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우승 꿈 이루고 졸업하는 김진욱, "좋은 추억 안고 갑니다"

중앙일보 2020.08.22 21:00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와 신일고의 결승전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대회 MVP로 뽑힌 강릉고 에이스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와 신일고의 결승전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대회 MVP로 뽑힌 강릉고 에이스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네 번이나 결승에 올랐잖아요. 한 번쯤은 우리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강릉고 에이스 김진욱(18)이 졸업 전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첫 우승 꿈을 이룬 감격을 털어놓았다. 강릉고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전통의 강호 신일고를 7-2로 꺾고 1975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강릉고는 고교야구 최강 투수인 김진욱을 앞세워 여러 차례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지난해 청룡기와 봉황대기,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네 번째 결승에 오른 이번 대통령배에서 정상에 우뚝 섰다. 결승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진욱도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첫 우승을 직접 확정했다. 대회 MVP와 우수투수상도 모두 김진욱에게 돌아갔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강릉고 최재호 감독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뒤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임현동 기자

 
그는 경기 후 "네 번이나 결승에 올라갔으니 한 번쯤은 우리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했다. (김)세민이가 3점 홈런을 쳐준 덕에 여유 있게 우승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고맙다. (내가 부진하더라도) 엄지민이 뒤에 남아 있다는 생각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기분이 정말 좋다"며 기뻐했다.  
 
이어 "이제 3학년이고 고교 시절 마지막 대회라 우승의 순간 꼭 마운드에 서 있고 싶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 우승 기념구를 챙기려고 달려드느라 우승 세리머니를 멋지게 하지 못해 아쉽다"며 웃었다.  
 
강릉고는 두 달 전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9회 김진욱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역전패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 아쉬움이 선수들의 우승 의지를 더 단단하게 다졌다. 특히 2학년 투수 최지민과 엄지민은 예선전부터 준결승전까지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에이스의 짐을 나눠 들었다. 김진욱은 두 후배 투수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김진욱은 "최지민과 엄지민에게 정말 고맙다. 둘에게는 내년 1년이 더 남았으니, 한 경기 결과에 너무 자만하거나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 페이스를 쭉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강릉고 김세민(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신일고와 결승전에서 7회초 3점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와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강릉고 김세민(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신일고와 결승전에서 7회초 3점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와 동료들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등판 직후에는 뜻밖의 제구 난조로 예상보다 고전하기도 했다.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자신이 꼭 막아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지, 오히려 평소보다 공이 좋지 않더라. (5회 말 연속 볼넷 허용 후) 마운드에 올라가 '줄 점수는 줘도 되니 부담 없이 편하게 던지라'고 다독였다"고 귀띔했다.  
 
잠시 흔들렸다고 당황할 김진욱이 아니다. 그는 "프로야구를 봐도 정말 잘 던지던 투수가 볼넷도 주고, 밀어내기 점수도 줄 때가 있지 않나. 나도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 제구가 안 되는 날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열심히 던지려는 생각만 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에이스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자 팀은 '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제 김진욱은 학교를 떠난다. 한 달 뒤면 그가 내년부터 뛰게 될 프로야구 소속팀이 결정된다. 그는 "2학년 때 임성헌 투수코치님이 부임하신 뒤, 구속을 늘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항상 옆에서 잘 돌봐주셔서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고교 생활이 끝난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하다. 마지막을 우승으로 마무리하면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가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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