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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혁신 위해 박주민계 뭉쳤다…'독수리 5남매' 유튜브 출동

중앙일보 2020.08.22 10:00
지난달 25일 김용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왼쪽부터 장경태 의원, 김용민 의원, 최지은 국제대변인, 최혜영 의원, 이소영 의원, 홍정민 의원, 이재정 의원, 박주민 의원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지난달 25일 김용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왼쪽부터 장경태 의원, 김용민 의원, 최지은 국제대변인, 최혜영 의원, 이소영 의원, 홍정민 의원, 이재정 의원, 박주민 의원 [김용민 의원 페이스북]

 
박주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지난달 21일 이후 국회 경내 노천카페를 부쩍 자주 찾는다. 같은 당 이재정·김남국·김용민·최혜영·장경태 의원이 주로 함께 자리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의원에 대한 공개지지를 선언한 이들은 최근 일본애니메이션 독수리 5형제를 패러디한 '독수리 5남매'라는 제목의 유튜브 홍보물로 주목받았다. ‘왜색 도용’ 논란이 번지자 당사자들은 "지지자들이 만든 것"이라고 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박주민계의 탄생”이라는 말이 나왔다.  
 

3040 혁신 이미지 강조

5인방이 처음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시기는 박 의원 당대표 출마 선언 나흘 뒤인 지난달 25일이다. ‘조국 키즈’로 불리는 김용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천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셀카 사진을 올리며 “더울 땐 역시 아이스아메리카노다. 커피보다 더 시원한 나라와 당의 미래에 대한 난상토론은 덤”이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김남국·이재정 등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들의 모임) 출신 의원들과 21대 총선 민주당 영입 1호였던 최혜영 의원, 당 전국청년위원장 출신인 장경태 의원의 웃는 얼굴이 담겼다. 홍정민·이소영 의원과 최지은 국제대변인까지 30~40대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이다. 당 대표 후보 중 최연소(47세)인 박 의원을 중심으로 ‘소장파, 청년’ 이미지를 노린 듯했다. 박 의원과 비례로 출발해 지역구 진출에 성공한 이재정 의원(재선)을 제외하고 모두 초선 의원들이다.
 
‘더불어민주당 혁신라이브 독수리 5남매 LIVE’ 홍보물. 사진 SNS 캡처

‘더불어민주당 혁신라이브 독수리 5남매 LIVE’ 홍보물. 사진 SNS 캡처

 
20대 총선 때 ‘문재인 키즈’로 국회에 입성한 박 의원은 2년 전 최고위원에 당선돼 민주당 지도부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것 외에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초선이 자기 세력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며 "세력이 없으면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당내 조직력이 약해 마지막까지 출마를 고민했다”는 말이 들린다. 그가 당대표 출사표를 던진 뒤 “캠프 대신 텐트”라며 노천카페 파라솔 아래서 타 후보와는  다른 이미지의 조직 구성을 시도하는 배경이다. 박 의원은 별도의 선거 사무실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원회관 사무실을 '텐트' 사무실로 쓰고 있다. 
 
“시대교체”, “당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박주민계'의 주된 목소리다. 주요 통로는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다. 구독자 18만명의 박주민tv 외에도 이재정tv, tv김용민, 김남국tv등에서 비슷한 주장을 들을 수 있다. '독수리 5남매'는 지난 19일부터 6회에 걸쳐 ‘우리가 바라는 전당대회’, ‘우리가 바라는 민주당’을 주제로 당 혁신과제 토론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박주민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현근택 변호사(뒷줄부터 시계방향) 이재정 의원, 박주민 의원, 장경태 의원, 최혜영 의원, 김용민 의원이 [현근택 변호사 페이스북]

박주민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현근택 변호사(뒷줄부터 시계방향) 이재정 의원, 박주민 의원, 장경태 의원, 최혜영 의원, 김용민 의원이 [현근택 변호사 페이스북]

 

‘친문’ 논리에 치중

박주민계의 유튜브는 주로 공수처 출범, 사법개혁 등 친문(친문재인) 진영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 18일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하에 핍박받으며 표현의 자유조차 제대로 발현하지 못한 10년을 돌이키면 권력기관 개혁 자체가 민생과 뗄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보수 우파와 첨예하게 각을 세워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고도 한다. 박 의원 측은 “8.15 집회를 주도한 책임을 묻겠다”며 21일 민경욱 전 통합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의원과 이 의원은 물론 김남국·김용민 의원 등은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에도 '조국 사수'에 열중했던 인사들이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친문·친조국 성향의 3040'이 이들의 정체성인 셈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싱크로율만 보면 세 후보 중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 박주민 후보”라며 “박 후보와 그 주변에서 국정의 부족한 부분을 개혁하자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야당 탓에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청와대 입장만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선 이들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86그룹에 속하는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박주민계를 두고 “다른 의원들과 소통에는 인색한 편이다. 지나치게 폐쇄적인 그룹은 당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본인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박 의원 최측근 5인방으로 분류되는 중 한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내 86들끼리 공유하는 시간이 따로 있다. 후배들은 잘 끼워주지 않는 분위기다”며 “그렇다 보니 우리도 비슷한 세대끼리 긴밀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처럼회' 회원들이 29일 한 자리에 모여 웃고 있다. 최 대표 뒤에 위치한 TV에선 대전 홍수 뉴스특보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김승원·박주민 의원, 최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황운하·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처럼회' 회원들이 29일 한 자리에 모여 웃고 있다. 최 대표 뒤에 위치한 TV에선 대전 홍수 뉴스특보가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김승원·박주민 의원, 최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황운하·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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