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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나온 스벅 문여는데 뷔페는 왜 문닫나" 외식업 비명

중앙일보 2020.08.21 17:04
여의도 IFC몰에 있는 계절밥상은 19일부터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배정원 기자

여의도 IFC몰에 있는 계절밥상은 19일부터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배정원 기자

빕스·계절밥상·자연별곡 등 문 닫았다

매출 부진을 딛고 겨우 살아나던 외식 업계가 또다시 패닉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수도권 내 뷔페 레스토랑과 호텔 뷔페 영업이 이달말까지 금지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커피숍은 놔두고 왜 뷔페만 ‘고위험 시설’로 지정했냐며 불합리하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CJ푸드빌은 서울·경기·인천에 위치한 빕스 29개 점, 계절밥상 12개 점에 대해 지난 19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같은 날 신세계푸드는 보노보노 3개 점, 올반 2개 점의 문을 닫았고, 이랜드이츠 역시 애슐리·자연별곡·피자몰·로운·수사 등 총 109개 매장의 운영을 멈췄다. 현재로써는 이달 말까지만 문을 닫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 영업중단 조치가 연장될 수 있다.  
 

식재료 다 버리고 '고위험시설' 낙인도  

애슐리는 지난 19일 수도권 매장의 영업을 중단한데 이어 21일 부산 지역 매장도 문을 닫았다. 애슐리 홈페이지 캡처

애슐리는 지난 19일 수도권 매장의 영업을 중단한데 이어 21일 부산 지역 매장도 문을 닫았다. 애슐리 홈페이지 캡처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 결정에 준비했던 채소, 해산물, 육류 등을 모두 버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통조림, 면류 등을 제외하고 신선 식자재를 2주 넘게 보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임대료 등 고정비도 부담이다. 영업을 중단해도 재고 관리, 방역 및 위생 청소 등 매장을 관리하는 인건비는 계속 나간다.  
 
외식업체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뷔페 직원을 다른 브랜드 매장에 파견 보내고 있다. CJ푸드빌은 빕스와 계절밥상에서 근무하던 직원을 더플레이스와 제일제면소 등으로 출근시켰고, 신세계푸드는 올반·보노보노 직원들을 오픈을 앞둔 노브랜드 버거 사업장 및 급식 사업장으로 임시 파견했다.  
 
뷔페에 코로나19 고위험 시설이라는 낙인이 찍힌 점도 문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정부 방침에 따르는 건 당연하지만, 뷔페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퍼져 앞으로의 매출에 악영향을 줄까가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식업체 실적은 이미 내리막길이다. CJ푸드빌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9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고 5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모임 인기장소 비즈니스 호텔 뷔페도 문닫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더플라자 호텔은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의 영업을 지난 19일 중단했다. 사진 더 플라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더플라자 호텔은 뷔페 레스토랑 세븐스퀘어의 영업을 지난 19일 중단했다. 사진 더 플라자

휴가철을 맞아 모처럼 호캉스 예약이 몰린 호텔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신세계조선호텔, 더플라자호텔을 비롯한 수도권 내 호텔들은 현재 뷔페식당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 때문에 조식 뷔페가 포함된 상품을 이용하는 투숙 고객을 대상으로 식당 운영 중단과 대체 서비스 제공에 대한 개별 안내를 진행 중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뷔페 운영은 중단했지만, 투숙객에 한해 한식 또는 양식의 단품 주문이 가능하도록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약 취소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식음 서비스를 강화한 호캉스 상품을 많이 내놓던 차에 이런 일이 벌어져 예약 취소나 날짜 이동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 상권에서 영업하는 비즈니스호텔은 식음료를 이용하는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광화문·서대문·마포·역삼·삼성 등에서 인근 직장인의 회식 또는 주부들 모임 장소로 선호되던 뷔페가 문을 닫으면서 상당한 매출 타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대기업 뷔페 매장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어 업체 타격은 더욱 크다. 빕스와 계절밥상 매장의 70~90%는 수도권에 있고, 보노보노와 올반은 모든 매장이 서울에 있다.    
 

스벅은 계속 영업…모호한 기준 '논란' 

17일 서울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현주 기자

17일 서울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현주 기자

일각에서는 비대면 자동 열감지기 측정,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 좌석 간 거리 두기 등 정부 방역 수칙을 잘 따르고 있는 뷔페 음식점에만 영업 중단 조처를 내리는 건 부당하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카페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대거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도 파주 스타벅스 야당역점 관련 확진자는 21일 기준 59명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이번에 감염자가 많이 나온 것은 스타벅스인데, 왜 애먼 뷔페만 잡는지 모르겠다”며 “정작 감염자가 나온 곳은 며칠 문 닫았다가 다시 영업하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확진자가 나와 영업을 일시 정지한 이후 일부 호텔은 뷔페 공간을 서빙형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뷔페 레스토랑이란 업종 자체에 전반적으로 장기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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