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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그릇씩 팔던 '무한도전' 맛집 "하루 11그릇 팔았다" 한숨

중앙일보 2020.08.20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자영업자의 마음 고생이 특히 심하다. 그동안 코로나 소강 상태와 연휴로 다소 풀어진 소비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선 수요로 겨우 연명해 온 저비용항공사는 이마저 끊길 수 있다는 전망에 초긴장이다. 
 

[코로나19 재확산 현장 르포]

줄서서 먹던 48년 맛집까지 ‘휘청’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식당가는 점심 시간에도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배정원 기자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식당가는 점심 시간에도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배정원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맞은편에서 순댓국ㆍ감자탕을 파는 김정본(63)씨는 “48년 국밥 팔면서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김씨의 가게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그동안 평일엔 200그릇 이상 팔렸다. 하지만 18일엔 하루종일 11그릇 판 것이 전부다. 김씨는 “주변 기업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유동인구가 확연히 줄었다”며 “그나마 오는 손님도 코로나 걸릴까 봐 이 더위에 가게 앞 테이 블에서 먹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63빌딩에 있는 한화생명은 이날부터 다시 순환 재택근무에 들어섰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여의도에 서울 사무소를 둔 여러 금융기관도 지난 3월부터 부분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19일 점심 시간대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식당가. 배정원 기자

19일 점심 시간대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식당가. 배정원 기자

 
순댓국집에 인접한 프랜차이즈 치킨집도 형편이 어렵다. 그동안 점심 손님을 잡기 위해 즉석 떡볶이, 돈가스, 닭볶음탕을 메뉴에 추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연초에는 즉석 떡볶이를 찾는 손님이 꽤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 절반 이상 줄었다. 63빌딩 바로 옆 건물 지하 아케이드는 점심 시간인데도 개점휴업 상태였다. 식당 10곳엔 손님이 아예 없거나 한두 팀 뿐이었다. 상가의 커피숍 사장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에 2000원에 파는데 얼마나 남겠느냐”며 “하루 1만~2만원 팔고 장사 접은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건물 지하 식당 10곳 중 손님을 받은 곳은 드물었다. 배정원 기자

1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인근 건물 지하 식당 10곳 중 손님을 받은 곳은 드물었다. 배정원 기자

같은 시간 인근 여의도 IFC몰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대형 외식업체가 운영하는 식당 대부분은 테이블마다 꽉 차 있었다. 외식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작동한 결과다. 대기업형 외식업체는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위생적일 것이라는 인식에 사람이 몰린다. 이날 이탈리안 식당과 카레 전문점, 한식당 모두 만석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커피숍, 빵집까지 빈자리 없이 손님으로 빼곡했다. 
 
키움증권에 근무한다는 한 직장인은 “어차피 만원 버스ㆍ지하철도 타고 출퇴근하는데 쇼핑몰이 왜 두렵겠냐”며 “마스크만 잘 쓰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도 “동네 식당 방문은 꺼려진다”며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는데 아무래도 작은 식당은 테이블 간 거리도 좁고 위생도 걱정된다”고 털어놓았다.  
19일 점심시간대 서울 여의도 IFC몰 식당가는 빈 테이블 없이 만석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배정원 기자

19일 점심시간대 서울 여의도 IFC몰 식당가는 빈 테이블 없이 만석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배정원 기자

시장도 백화점도 초긴장  

 
19일 오후 손님이 뜸한 서울 남대문 시장. 한 상인은 "한국 최대 시장 상황이 이게 말이 되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영선 기자

19일 오후 손님이 뜸한 서울 남대문 시장. 한 상인은 "한국 최대 시장 상황이 이게 말이 되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영선 기자

 
“1000원! 2000원! 3000원! 1000원!2000원!3000원, 안은 냉방 밖은 찜방, 코로나라 이 가격…”  
 
이날 보행자조차 뜸한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입구에선 속옷과 홈웨어 등을 파는 점포 상인의 호객 노래만 울려 퍼졌다. 그는 “7월엔 1만원에 팔던 날염 원피스를 3900원에, 7000원짜리 바지를 2000원에 팔고 있다”며 “재고를 안고 있을 수 없어 바지 다리통 하나 가격에 바지를 팔고 있다”고 푸념했다. 코로나 재확산이 그나마 남았던 손님을 빼앗아갔다. 
 
 19일 오후 서울 남대문 시장 케네디 상가. 지난 9일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됐다. 전영선 기자

19일 오후 서울 남대문 시장 케네디 상가. 지난 9일 확진자가 나오면서 폐쇄됐다. 전영선 기자

지난 9일 확진자가 나온 케네디 상가는 검은 포장을 치고 문을 걸어 잠갔다. 인접한 상가 상인만 서성일 뿐, 손님은 그림자도 찾기 힘들다. 35년간 케네디 상가 근처에서 수공예 점포를 운영한 A 사장은 “6~7월 조금 나아졌는데, (확진자 나온 게) 언론에 너무 크게 부각돼서 그런지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A 사장에 따르면 남대문에서 제일 장사를 크게 하는 ‘넘버1’, ‘넘버2’까지 점원 다 내보내고 문만 열어두고 있다. 그는 “가게에 나와도 2500원짜리 패션 마스크 한두개 팔다 들어간다”며 “월세만 500만원씩 나가 장사를 하지 않는 게 이득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대문 꽃 도매시장과 액세서리 전문 상가, 수입품 전문점에도 활기를 찾을 수 없었다. 시장 곳곳엔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다’는 공지문과 ‘코로나 재확산으로 상인정기총회를 미룬다’는 안내문이 자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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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휴무일을 포함한 사흘간(15~17일) 연휴로 모처럼 반짝 특수를 누린 백화점ㆍ쇼핑몰ㆍ아웃렛은 초긴장 상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위를 피하러 온 손님 덕에 연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올랐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회복을 위해 일찌감치 추석 선물 예약 판매에 돌입한 각 대형마트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석 선물 예약하러 오는 것조차 꺼릴까 걱정”이라며 “매출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올까 노심초사 중”이라고 말했다.  
 

LCC ‘생명줄’ 끊길 위기 

이미 벼랑 끝에 있는 항공업계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특히 국내선 공급 확장으로만 간신히 버텨온 저비용항공사(LCC)의 우려가 크다. 최근 운항 재개 추세를 보이던 국제선 운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꽃 도매상가. 곳곳에 빈 점포가 보인다. 전영선 기자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 꽃 도매상가. 곳곳에 빈 점포가 보인다. 전영선 기자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각 항공사는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과 예매 취소율 변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예매 취소는 아직은 미미하지만 확산 세가 일주일 이상 지속하면 다음 달 예약 감소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앞서 국내 LCC는 올 초 국제선 여객 운항이 제한되면서 국내 인기 여행지인 제주와 부산 노선 증편과 함께 수요가 적은 무안, 양양과 같은 노선에도 경쟁적으로 취항해 생존 경쟁을 벌여왔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의 지난달 국내선 탑승객은 345만 545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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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국내선 항공편은 기본 운임이 낮은 데다 공급이 늘면서 출혈경쟁 양상을 보이며 실제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 LCC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달 예약 취소 등이 더해지면 저비용항공사의 어려움은 가중된다. 항공업계 관계자 박모씨는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면서 항공업 회복은 더욱 늦어질 것”이라며 “특히 국내선에 의존하는 LCC 타격이 막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조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조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영선ㆍ곽재민ㆍ배정원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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