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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3수' 32년 걸렸다…바이든, 최고령 대통령 후보 지명

중앙일보 2020.08.19 17:42
18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통령 후보에 공식 지명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있다. 후보 수락 연설은 20일 진행된다.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통령 후보에 공식 지명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있다. 후보 수락 연설은 20일 진행된다.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현지시간)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1988년 대권에 처음 도전한 이후 32년 만에 대선 후보가 됐다. 이로써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맞대결이 공식적으로 성사됐다.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날 대의원 투표로 선출
29세 최연소 상원의원, 48년 뒤 대선 후보
"가족 상실 경험 딛고 일어섰듯 나라도 복원"
한국계 샘 박 조지아주 의원도 연설 참여

 
바이든 후보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 을 통해 전체 대의원의 반수(1991명) 이상을 확보해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괌·푸에르토리코 등 미국령을 포함해 57개 지역 대의원이 참여했다.
 
미국 와이오밍주 민주당 대의원을 대표하는 부부가 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공개 투표인 '롤 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와이오밍주 대의원들은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와이오밍주 민주당 대의원을 대표하는 부부가 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공개 투표인 '롤 콜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사전 녹화 영상을 통해 와이오밍주 대의원들은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각 주 대의원 대표는 지난 2월부터 지역별로 진행된 경선 결과를 보고하면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발표했다. 주별로 치러진 경선에서 바이든은 이미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 후보 자격 요건을 갖춘 상태다. 앨라배마주를 시작으로 알파벳 순서에 따라 대의원들이 화면에 나와 의사 표시를 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인종이 등장해 민주당의 특장인 다채로움을 부각했다. 
 
후보로 확정된 직후 바이든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의 한 학교에서 부인 질 여사와 함께 화면에 등장했다. 그는 "진심으로 매우, 매우 감사하다. 나와 가족에게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짤막하게 소감을 말했다. 공식적인 후보 수락은 20일 무관중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수락 연설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 77세인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도전자다. 그는 88년 대선에 처음 도전해 실패했고, 20년 만인 2008년 재도전했다. 두 차례 모두 당내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88년에는 표절 시비에 휘말렸고, 2008년에는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각각 밀렸다.
 
올해도 경선 초반에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 시장의 돌풍을 맞고 맥을 못 췄다. 2월 초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에서 4위, 두 번째인 뉴햄프셔에서 5위로 떨어졌다. 14개 주 경선이 한꺼번에 걸린 3월 초 '슈퍼 화요일'에 대부분 주에서 이기면서 기사회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97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직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그해 11월 7일 당선을 확정한 직후 부인 네일라 바이든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97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직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그해 11월 7일 당선을 확정한 직후 부인 네일라 바이든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은 델라웨어대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거쳐 69년 변호사가 됐다. 이듬해 카운티 의회 의원에 선출돼 정계에 입문했다. 29세 때인 72년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 기록을 세웠다.
 
이후 내리 6선에 성공해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다. 2008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진 뒤 그의 러닝메이트로 뽑혀 8년 간 부통령을 맡았다. 29세에 상원의원에 선출된 뒤 77세에 대통령 후보가 된 바이든은 정계 입문부터 대선 후보까지 최장 간격을 가진 후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97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직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이듬해 1월 5일 부상당해 입원한 장남 보의 병실에서 바이든이 상원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1972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직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었다. 이듬해 1월 5일 부상당해 입원한 장남 보의 병실에서 바이든이 상원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든은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다음 달 교통사고로 아내와 한 살짜리 딸을 잃었다. 이후 5년간 두 아들을 홀로 키운 싱글대디였다. 상실감에 폐인처럼 생활하던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지금의 부인 질 여사다. 
 
바이든은 사전녹화된 영상에서 "그는 우리를 다시 뭉치게 했다. 내 삶을 돌려주고, 우리에게 가족을 돌려주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인 질 여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날인 1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의 한 학교에서 실시간 중계로 찬조 연설을 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인 질 여사는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날인 1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의 한 학교에서 실시간 중계로 찬조 연설을 했다. [AP=연합뉴스]

 
질 여사는 메시지를 이어갔다. 이날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그는 "결손 가정을 어떻게 온전하게 만들까요"라고 물은 뒤 "한 나라를 온전하게 만드는 방식과 같다. 사랑과 이해, 작은 친절, 용기와 변함없는 믿음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망가뜨린 나라를 복원할 수 있는 능력이 바이든 가족에게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코로나19 대응 미비 등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를 주로 비판했던 첫날과 달리 둘째 날은 국가안보, 의료보험, 총기 소지 같은 다양한 주제가 등장했다. 진보성향부터 공화당원까지 폭넓은 정치적 가치를 가진 연사들이 참여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한, 진보의 아이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국무장관과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이 각각 지지 발언을 했다. 파월 전 장관은 바이든이 "독재자와 폭군의 아첨을 거부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도덕적 가치를 투영할 사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시켰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 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그는 우리 동맹국과 결별하고 독재자들에게 러브레터를 쓴다. 미국은 비웃음이 아닌 존경받는 대통령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전 주일대사와 그 아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전 주일대사와 그 아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밖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 전 주일대사 등 당내 지분이 큰 거물들이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민주당을 이끌 차세대 주자 17명이 합동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변호사 출신인 한국계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참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한국계 정치인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을 이끌 차세대 주자 17명이 합동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변호사 출신인 한국계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이 참여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한국계 정치인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AP=연합뉴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은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차세대 리더 17명이 함께 만들었다. 과거에는 유망 정치 신인 1명에게 '라이징 스타' 연설 기회를 줬는데, 올해는 다양한 이력과 인종, 성별로 구성된 리더군을 뽑았다.
 
한국계 이민 2세 변호사인 샘 박(한국명 박의진·34)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그중 한 명이다. 한국계 정치인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은 자신을 "게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첫 조지아 주의회 의원"이라고 소개한 뒤 건강보험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4년 민주당 전대에서 '라이징 스타' 연설을 한 뒤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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