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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엔 보이는데 네이버엔 없네…이런 공간정보 민간활용 길 튼다

중앙일보 2020.08.19 17:15
여당이 보안 규제에 묶여 공개되지 않던 국가공간정보를 민간에 적극 개방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이광재(원주갑·3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가공간정보를 민간에 개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공간정보기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민간 기업들이 그간 안보 당국의 규정상 비공개였던 공간정보를 산업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가공간정보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수집한 2·3차원 좌표, 항공·위성 사진 등 전 국토의 공간정보다. 그러나 이 중 국가정보원 지침에 따라 비공개 또는 공개제한 등급을 받은 공간정보는 국내 포털 지도 등에서 찾아볼 수 없다. 네이버 지도 등에서 용산 미군기지나 서울공항 등 주요 군 시설이 산이나 숲으로 표시되는 이유다. 이광재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총 4조9475억을 들여 이 같은 공간정보를 모았는데, 이 중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정보는 34.8%에 불과하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관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육·사회·문화 분야에 관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구글어스 등 해외 지도 사이트에서는 이 같은 주요 보안시설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미국 과학자협회(FAS)는 “구글어스가 모든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디지털 지도업체들이 특정 지역을 보안 처리(열화·위장·블러 처리 등)할 경우 오히려 국가중요시설의 위치를 알려주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견해를 냈다. 한국의 까다로운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가 거꾸로 적(敵)에게 폭격 위치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단 의미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공간정보·위치기반서비스 사업자가 신청하면 공간정보 관리기관이 해당 공간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공간정보 관리기관이 보안관리 규정을 신설·개정 시 국정원과 협의하기 전에 민간이 참여하는 국가공간정보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 의견을 듣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변화한 현실에 맞는 공간정보 보안관리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국가안보를 위해 민간 공개를 제한하는 공간정보는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정하도록 했다.

 
구글어스(왼쪽)와 네이버지도(오른쪽)로 본 주한미군 용산 기지의 위성사진 모습. [사진 미 과학자협회(FAS)=이광재 의원실]

구글어스(왼쪽)와 네이버지도(오른쪽)로 본 주한미군 용산 기지의 위성사진 모습. [사진 미 과학자협회(FAS)=이광재 의원실]

안보상 부작용 우려에 대해선 국토교통부가 사업자의 정보 유출·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국정원과 협의해 전문기관을 지정해서 보안심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 측은 “기존 공간정보 관리체계가 갖고 있는 정보 활용과 보안 등 두 문제 모두 해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율주행차나 드론택시·드론택배, 디지털트윈 산업 등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산업에 공간정보를 쓸 수 있어야 한다”며 “미래산업과 보안이 함께 가기 위해선 이스라엘처럼 보안산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10년 뒤 공간정보를 활용한 미래산업 시장 규모를 약 2100조원으로 추산하면서다.

 
이광재 의원실은 현행법상 보안정보인 국가공간정보를 민간에 대폭 개방해야 하는 탓에 석 달여간 국정원·국방부·국토부 등과 릴레이 협의를 거쳤다고 한다. 국정원에서는 해외 유출 등을 이유로 다소 난색을 보였지만, 공간정보의 능동적 관리를 주장한 보안 학계의 견해를 일부 수용했다고 한다. 이 의원실에선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김건우 비서관이 실무 협의를 주도했다. 김 비서관은 1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관심 밖이던 공간정보 활용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며 “세부 공개 기준은 앞으로 추가 논의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K뉴딜위원회 디지털뉴딜분과장을 맡은 이 의원은 최근 당·정·청 사이에서 각종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추진에도 이 의원이 중심에 있다. 그의 이번 법안에는 동료 의원 48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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