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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 방류 피해 주민, 썩은 복숭아·고추 던지며 집단 항의

중앙일보 2020.08.19 16:39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한 농민이 19일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썩은 고추를 던지며 항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입은 한 농민이 19일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썩은 고추를 던지며 항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전북 진안군 용담댐 방류로 침수 피해를 본 하류 지역 주민들이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를 찾아 피해 보상 등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4개군 주민 300여명 금강유역본부 항의 방문
주민대책위 “수자원공사 수몰 피해 보상해야”

 
 충북 영동·옥천군과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용담댐 피해지역 주민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전북 전주시 금강유역본부를 찾아 “이번 수해는 자연재난이 아닌 인재”라며 “수자원공사와 정부가 수해 피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충남 공주시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썩은 인삼과 복숭아·고추·사과 등 지역 농산물을 바닥에 던지며 항의했다.
 
 주민 300여명은 이날 버스 9대를 타고 전주를 들러 공주로 이동해 집회했다. 이들은 “수자원공사는 연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도 용담댐을 방류하지 않다가, 지난 8일 집중 폭우가 내리자 갑자기 방수량을 늘려 마을들이 침수됐다”며 “용담댐 방류랑 조절 실패로 주민들이 본 피해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지고 적절한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북 영동·옥천군과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용담댐 피해지역 주민대책위원회가 19일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침수로 인해 썩은 복숭아 등을 바닥에 던지며 항의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영동·옥천군과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용담댐 피해지역 주민대책위원회가 19일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침수로 인해 썩은 복숭아 등을 바닥에 던지며 항의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임구호 영동군 양산면 이장협의회장은 “수자원공사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비가 내려 강으로 유입된 강수량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평소 댐 수위 조절을 못 한 채 방류량을 갑자기 늘리는 바람에 홍수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 용담지사는 지난 7일 오후 5시 댐 방류량을 초당 690t에서 8일 낮 12시 초당 2900t으로 늘려 영동·옥천·무주·금산 지역 주택 171채와 농경지 754㏊가 물에 잠겼다. 도로와 상하수도 침수 등 공공시설 28곳도 침수 피해를 봤다. 이번 수해로 4개군 459가구 719명이 대피하고, 414가구(64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금산군은 한해 인삼 생산량의 23%에 달하는 223개 농가, 200㏊ 넘는 인삼밭이 피해를 봤다. 금산에서 온 한 농민은 “금산군 특산품인 인삼이 물에 잠겨 한 뿌리도 캐지 못한 농민도 있다”며 “자식과도 같은 농산물이 침수돼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고 살아갈 이유도 사라졌다”고 하소연했다. 집회 후 주민들은 민경진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장과 면담했다. 민경진 본부장은 “현재 국가 차원에서 각 기관이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주민들 말을 귀담아듣고 법 테두리 안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충북 영동·옥천군과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용담댐 피해지역 주민대책위원회가 19일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영동·옥천군과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 등 4개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용담댐 피해지역 주민대책위원회가 19일 금강홍수통제소를 찾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앞서 충북 영동·옥천군과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은 지난 18일 영동군청에서 ‘용담댐 방류 관련 4군 범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범대책위원회는 피해 주민 보상과 댐관리 개선 대책을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요청하고, 조처가 합당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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