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콩 유명 반중국 인사 ‘콩충간’ 알고보니 미국인 ‘브라이언’

중앙일보 2020.08.19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홍콩 출신의 저명 반중 칼럼니스트로 알려진 ‘콩충간’이 미국인 브라이언 패트릭 컨(오른쪽)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왼쪽은 컨이 자신인양 트위터에 올린 아시아 남성의 사진. [중국 웨이보 캡처]

홍콩 출신의 저명 반중 칼럼니스트로 알려진 ‘콩충간’이 미국인 브라이언 패트릭 컨(오른쪽)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왼쪽은 컨이 자신인양 트위터에 올린 아시아 남성의 사진. [중국 웨이보 캡처]

서방 언론에 ‘홍콩 출신의 권위 있는 반(反)중국 인사’로 자주 소개된 저명 인사가 미국인으로 밝혀지면서 중화권 언론이 이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그의 실체가 드러난 건 지난 8일 미국의 독립뉴스 웹사이트인 ‘그레이존(Grayzone)’이 “홍콩의 유명 반중국 칼럼니스트 콩충간(江松澗)이 사실은 미국인이며, 본명은 브라이언 패트릭 컨이다”고 주장하면서다.
 

국제학교 교사로 5년간 가명 활동
TV 인터뷰했다 목소리 같아 들통
언론 “90년대부터 시위 배후지원”
“시진핑 조폭” 비판 교수, 당적 박탈

콩충간은 2015년 3월부터 트위터로 우산 혁명 등 홍콩의 민주화 운동과 중국을 비난하는 글을 주로 발표해 왔다. 홍콩을 티베트나 신장으로 비유하며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고 홍콩인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가 트위터에 올린 아시아 남성의 얼굴이 콩충간으로 여겨져 왔다. 홍콩의 한 영문 신문에 글을 자주 실었고 서방 미디어의 목소리 인터뷰에도 종종 응했다.
 
그런 그의 신분이 의심을 받은 건 지난 6·4 천안문(天安門) 사태 집회 기간 미국인 브라이언 이름으로 홍콩 TV와 인터뷰에 응하면서다. 목소리가 그동안 많이 들어온 홍콩인 콩충간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추적 결과 브라이언이 콩충간이라는 홍콩인 가명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자랐고 브라운대학에서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8년 화인(華人) 여성과 결혼 후 국제사면위원회 멤버로 홍콩에 들어와 국제학교 교사로 일했다.
 
이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5일 그레이존의 보도에 대한 브라이언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콩충간’이라는 필명을 사용했지만, 안전을 고려한 것으로 일부에서 말하는 ‘외국세력’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14년 우산 혁명 때 시위에 참여했고 이후 홍콩의 ‘저항 운동’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해 5년이 지났다고 밝혔다. ‘콩충간’과 ‘XuanYuezang’이란 이름으로 책도 냈다.
 
그는 2015년 톰 그룬디가 세운 ‘홍콩자유신문’의 칼럼니스트로 주로 활동했다. 브라이언은 ‘홍콩 보안법’이 시행되기 전 홍콩을 떠났다고 밝혀 6월 말 이전엔 홍콩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17일 브라이언이 1990년대부터 여러 나라에 ‘인권’ 과정을 개설한 뒤 학생 시위와 색깔 혁명 등을 배후 지원했다고 전했다.  
 
터키와 노르웨이, 인도, 남수단 등의 학교에서 강의한 그는 2009년엔 중국의 한 대학에서도 외국어 교사로 일했으나 친미사상을 불어넣는 등 행위로 해고된 뒤 홍콩에 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후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가담했고, 시위자를 양성하고 지휘하며 홍콩 경찰 습격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은 계속 콩충간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8일 일본 아사히TV는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가 전날 전직 교수 차이샤(蔡霞·68)에 대해 “국가의 명성을 손상했다”며 당적 박탈과 퇴직 연금지급 정지 등의 처분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차이의 강연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문제 삼았다.  
 
차이는 강연에서 임기 제한을 철폐한 시진핑 주석을 ‘폭력조직 두목’이라며 “중국이 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지도자를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산당은 ‘정치적 좀비가 됐고, 9000만 공산 당원은 노예이자 개인의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제명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차이는 페이스북에 “한 세대에 책임이 있는 우리는 반드시 중국의 정치 형태를 바꾸기 위해 항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이는 SCMP에 “현재 안전하며 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서유진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