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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전광훈 목사는 왜 이럴까?

중앙일보 2020.08.18 21:23
 
 

코로나 감춘 목사의 이해불가능한 돌출 행동과 궤변
한국 개신교단이 극보수가 되어온 역사 알아야 이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전 목사는 당시 코로나 양성 통보까지 받은 상태였다.[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전 목사는 당시 코로나 양성 통보까지 받은 상태였다.[연합뉴스]

 
 
 
 
  
1.
주말연휴 끝에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전광훈 목사가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사실 전 목사의 행적은 여러모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15일 광화문집회에서 “나를 이 자리에 못나오게 하려고 누군가 교회에 바이러스 균을 부어버렸다”고 주장했다죠.  
그가 “철저한 방역으로 어마어마한 집회 속에서도 바이러스 사건 하나도 없다”던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 재확산의 거점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집회에 참석하면) 성령의 불이 떨어져 있던 병도 낫는다”던 호언장담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2.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전 목사의 행동거지는 한쪽으로 치우친 정치+종교적 확신에서 비롯된 듯합니다.  
그는 광화문 집회에서 황당한 종교적 발언만 아니라 매우 극단적인 정치적 발언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4.15총선은 선거가 아니라 인류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이라고 주장했죠. 보수 중에서도 극히 일부가 아직도 강변하고 있는 총선조작론입니다.  
 
3.
전 목사의 정치 종교적 편향성은 그가 맡고 있는‘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란 자리를 잘 추적해 보면 설명이 됩니다.  
 
한기총은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 1989년 12월 28일 만들어진 보수교단의 총연합입니다. 이후 한기총은 거의 30년간 개신교 대표단체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2018년 전 목사가 맡으면서 유명무실해졌습니다만..
 
4.
한기총은 우리나라 보수 개신교의 본격적인 정치참여를 의미합니다.  
87년 민주화 이후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5공(전두환정권)청산’이란 구호 아래 진보의 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이런 바람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 교단의 대응전략이 바로 정치조직화(한기총)입니다.  
 
이무렵 보수교계를 대표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대통령은 장로가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당시 장로 대통령후보는 김영삼입니다. 당선됐죠.
 
5.
김영삼 정권 이후 보수교단은 더 심각한 위기감을 느낍니다. 김대중 정부는 어찌 그냥 넘겼는데, 노무현 정부는 너무 위험했습니다. (김대중은 카톨릭, 노무현은 불교.)  
그래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뛰어듭니다. 정당을 만들어 총선에 출마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전광훈 목사의 ‘사랑실천당’입니다.  
 
6.
우여곡절 끝에 보수 개신교는 다시한번 ‘장로 대통령’을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교계의 요구에 적극 부응했습니다.  
이후 박근혜(카톨릭) 대통령까지도 확실한 보수였기에 잘 지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다시 충격이었죠. 카톨릭인데 노무현보다 쎈 진보니까요.  
정권 초기부터 더 과격한 방식(거리투쟁)으로 정치공세에 나섰습니다. 태극기 집회라지만 사실 보수 개신교단의 후원 없이는 지속되기 어려웠을 겁니다.  
거리의 정치에선 점점 과격한 목소리가 주도권을 잡기 마련입니다. 전 목사가 가장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7.
멀리 보자면 전 목사는 보수 교단의 정치적 유산입니다.  
한국 개신교는 출발부터 보수였습니다. 19세기 미국의 근본주의(Fundamentalism) 교단들이 해외선교운동 차원에서 찾아온 오지 중의 오지가 조선이었습니다.  
 
이후 한국 개신교는 분단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더 강한 보수화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해방 당시까지 기독교도의 70% 가 평안도에 살았습니다. 이들은 김일성 정권의 종교활동 금지에 따라 전 재산을 빼앗기고 내려왔습니다.  
 
전쟁은 다시 한번 보수화를 다집니다. 미국은 구세주였습니다. 이후 양국의 근본주의 보수교단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을 두루 관통하는 혈맹의 대동맥이 됩니다.  
 
8.  
전 목사를 보수 개신교단의 대표로 볼 수는 없습니다. 정통 보수교단에선 그들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가 보수 개신교의 정치참여 과정에서 태어난 프린지(Fringeㆍ변두리 소수파)의 하나라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종교적 프린지는 배타적 호전성을 보이게 마련입니다. 진보좌파를 빨갱이라 부르며 정치투쟁을 ‘종교적 소명’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보수 정당(미래통합당)과 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1야당(미래통합당)을 전 목사와 같은 프린지 그룹이라고 주장한다면 지나친 몰아붙이기입니다. 물론 통합당도 그런 비판을 초래할만한 짓을 더해선 안되겠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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