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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도 양성된다" 검사 피해 군산 간 사랑제일교회 모녀 확진

중앙일보 2020.08.18 17:31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이 18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하다 군산에 내려온 모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이 18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하다 군산에 내려온 모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서울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하다 전북 군산에 온 모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모녀는 앞서 같은 교회 신도인 성남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됐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자가격리를 위반하고 검사도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 보건당국이 확보한 사랑제일교회 신도 명단에도 없었다. 
 

자가격리 위반…교회 거주하다 군산행
교회 측 "양성 둔갑" 안내…검사 미뤄
도 보건당국 "지역 신도 명단엔 없어"

 전북도는 18일 "사랑제일교회에서 거주하다 군산에 내려온 A씨(60대 여성)와 딸 B씨(30대 여성)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군산시에 따르면 이들은 주민등록상 서울 영등포구 주민이다. 지난달 말부터 지난 12일까지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거주했다고 한다. 
 
 A씨 모녀는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지난 13일 교회 시설이 폐쇄되자 같은 날 서울 경복궁 근처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긴 뒤 14일까지 이틀간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씨 모녀는 지난 15일 분당보건소 측으로부터 "지난 12일 오전 사랑제일교회에서 같은 교회 신도인 성남 확진자(성남 207번)와 접촉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이튿날 고속버스를 타고 연고가 없는 군산에 갔다고 한다. 이후 지난 17일 군산에서 월셋집을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18일 오후 12시 기준 45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날 오전 사랑제일교회 인근 장위전통시장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18일 오후 12시 기준 45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날 오전 사랑제일교회 인근 장위전통시장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A씨 모녀는 17일 정오쯤 군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 같은 날 오후 8시50분쯤 확진됐다. 당초 이들은 민간 병원인 동군산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병원 측에서 "비용 부담이 크고, 외부 기관에서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시일이 오래 걸린다"는 안내를 받고 보건소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무증상인 A씨 모녀는 군산의료원 격리 병실에 입원했다. 이로써 18일 기준 전북 지역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52명(국내 26명, 해외 26명)으로 늘었다. 광복절 연휴 기간인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모두 9명이 발생했다. 이 중 사랑제일교회 신도만 4명이다. 
 
 강영석 전북도 보건의료과장은 "(A씨 모녀는) 군산에 내려오기 전 (확진자) 접촉자로 통보를 받았다"며 "접촉자로 통보를 받으면 이동이 제한되는데 (군산으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기관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빨리 진행되지만, (사랑제일)교회 측에서 신도들에게 '보건기관에서 검사를 받게 되면 검체를 바꿔치기한다' '음성이 양성으로 둔갑한다' 등의 잘못된 내용으로 안내해 (A씨 모녀가) 스스로 검사를 미뤘다. 잘못된 신념으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했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A씨 모녀는 사랑제일교회 관련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전북도에 보낸 도내 신도 34명 명단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34명에 대한 검사 결과 지난 17일 새벽 전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C씨와 군산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D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32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전북 45번 확진자인 C씨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철야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에는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돌아왔다고 한다. 
 
 전북 46번 확진자인 D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3일까지 사랑제일교회에서 숙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환자 발생으로 교회가 폐쇄되자 13일 군산 자택으로 갔다고 한다. 지난 15일에는 45인승 관광버스를 이용해 서울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C씨와 D씨는 현재 원광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8·15 광복절 연휴를 전후해 수도권발(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송하진 전북지사가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코로나19 긴급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전북도]

8·15 광복절 연휴를 전후해 수도권발(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송하진 전북지사가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코로나19 긴급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전북도]

 A씨 모녀의 광화문 집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과장은 "지난 15일 (A씨 모녀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기록은 전주로 돼 있고, 최초 진술도 '전주에 있었다'고 했지만, 이후 진술에서는 '광복절 집회에 다녀왔다'고 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북도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도내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전북도 보건당국은 지난 17일 오후 12시30분을 기해 광복절 연휴를 전후로 수도권 등 방문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행정명령 대상은 사랑제일교회(8월 7∼13일), 경복궁역 인근 집회(8월 8일), 광복절 집회(8월 15일) 방문자다. 대상자들은 오는 19일까지 도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북도는 행정명령을 어긴 대상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하고,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다. 강 과장은 "행정명령 발동 이후 173명이 도내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현재까지 양성자는 없다"고 했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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