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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제한기업 뚫은 국세청 고위퇴직자 4년간 91명

중앙일보 2020.08.18 16:45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

지난해 6월 말 국세청 본청에서 퇴직한 A씨는 두 달 뒤 국내 주정(주류 원료 알코올)도매 독점업체에 대표이사로 취업했다. 이 업체에는 2016년 서울청 4급 퇴직자도 부사장으로 재취업했다. 주정도매업은 '주정도매업자가 지켜야 할 사항 고시' 등 관련 법령에 따라 국세청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는다. 이 업체는 국내 독점 주정도매업체다.
 
지난 4년 반 동안 국세청 고위공무원들이 퇴직 후 취업제한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7급~고위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91명이다.
 
18일 국세청이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취업제한대상 영리사기업에 재취업한 국세청 퇴직자는 총 91명으로 집계됐다.  
 
공무원은 퇴직 후에도 퇴직 전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업체에는 일정 기간 취업할 수 없다. 업체의 이익을 위해 출신 부처에 로비를 넣는 등 이른바 관피아 활동을 막기 위해서다. 인사혁신처가 고시한 약 1만6000개 취업제한대상 기업에 퇴직 공무원이 재취업하려면 정부공직자윤리위 심사에서 재취업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공직자윤리위 심사를 거쳐 재취업 승인을 받은 국세청 퇴직자는 2016년 12명, 2017년 20명, 2018년 22명, 2019년 25명 등으로 매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12명이 재취업 승인을 받았다.
 
다만, 공직자윤리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기업에 취업을 제한하면서도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작을 경우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퇴직 공무원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되 헌법에서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정하지 않는 선에서 취업제한대상 기업 재취업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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