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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배송 중 손해, 고객에 전가한 테슬라…공정위 "시정 요구"

중앙일보 2020.08.18 12:06
지난달 22일 고객인도를 시작한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단숨에 한국 수입차 시장 차종별 판매 4위에 올랐다. 모델3의 인기에 힘입어 테슬라 역시 브랜드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테슬라]

지난달 22일 고객인도를 시작한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단숨에 한국 수입차 시장 차종별 판매 4위에 올랐다. 모델3의 인기에 힘입어 테슬라 역시 브랜드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테슬라]

앞으로 세계 전기차 1위 제조사 테슬라의 소비자 손해배상 범위가 확대된다. 그동안에는 소비자가 차량을 인도받기로 한 시점 이후에 발생한 손해는 테슬라가 책임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권고로 앞으로는 이를 책임지겠다고 테슬라가 약관을 스스로 시정했다.
 
공정위는 테슬라가 자사에 유리하게 설계한 소비자 약관을 지난 14일 자진 시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는 올해 들어 보급형 차량 '모델3' 출시로 테슬라 차량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하자 매매 약관을 점검했다.  
 

공정위가 지적한 불공정 약관은? 

지금까지 테슬라는 소비자와 약속한 차량 인도 기간이 지난 후에 발생한 손해는 책임지지 않았다.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차량을 소비자가 원하는 곳까지 택배상품 보내듯 위탁 운송했다. 배송이 늦어져 예정된 차량 인도 기간이 지난 뒤 파손·고장 등이 발생하면, 관련 책임은 소비자가 지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고객이 차량 인도를 거부하거나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다면, 고객이 차를 받기 전까지 발생한 손해는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제조사가 간접적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도록 한 약관도 부당하다고 봤다. 가령 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 화재 원인이 된 부품 결함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만 그 이후 발생하는 2차, 3차 피해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책임지지 않도록 했다. 공정위는 "간접적·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손해도 회사가 과실 책임을 알았을 때는 제조사가 책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로고. [테슬라]

테슬라 로고. [테슬라]

'악의적 고객'엔 차 안팔아?

테슬라는 또 기존엔 '고객의 악의적 행동'을 이유로 차량 주문을 취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정위는 '악의적'이란 표현이 추상적인 탓에 고객과 다툼의 소지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계약이나 주문을 취소하는 행위는 고객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테슬라는 '범죄에 이용하는 등 불법적 목적일 땐 주문을 취소할 수 있다'는 문구로 약관을 바꿨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민법 취지에 맞게 제조사가 손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하지만, 약관 문구가 소비자에 불리하게 표현돼 있어 수정토록 했다"며 "테슬라도 이를 받아들여 지적한 모든 약관을 시정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국내 차량 신규 등록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283대에서 지난해 2420대, 올해 6월까지는 7078대로 증가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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