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 여파로 등록금 환불하는 대학가, 성적장학금 축소 논란

중앙일보 2020.08.18 11:33
 대학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등록금을 반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부 대학이 성적 장학금을 축소하거나 학생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반환 액수를 정해 학생들이 항의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대 등 충청권 대학 10%정도 환불
배재대·대전대 등은 성적장학금 축소

 
건양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충남대 등 대전권 5개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들이 각 대학에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건양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충남대 등 대전권 5개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들이 각 대학에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대는 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 형태로 등록금 10%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학기 국가장학금 등을 받은 학생을 제외한 재학생 1만8000여명이 대상이다. 총 지급 규모는 1인당 약 10만원씩 18억여원 정도다. 재원은 대학본부와 단과대학 등에서 부서 운영비와 여비· 업무추진비 등을 절약해 마련했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재정 어려움은 효율적인 예산 운용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남대·배재대·우송대도 학생 1명당 10만원씩 돌려줄 계획이다. 이 중 한남대와 배재대는 2학기 등록금에서 10만원가량을 추가로 감면한다. 대전대는 2학기 등록금에서 20만원을 감면해주는 쪽으로 반환하며, 한밭대는 반환 액수를 논의 중이다.  
 
 우송대도 학생 간 차등 없이 10만원씩 반환해주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산 순천향대도 등록금 반환  
 아산 순천향대도 코로나19로 인한 학비 부담 경감을 위해 재학생 전원에게 지난 1학기 등록금의 10%를 특별장학금으로 지급키로 결정했다. 특별장학금 지급액은 약 25억2000만원이다. 아산 순천향대는 이번 특별장학금 재원 마련을 위해 성적우수장학금을 폐지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일부 대학은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신 성적순으로 지급하던 성적장학금을 축소하기로 했다. 배재대는 학부생 전원에게 코로나19 특별장학금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추가로 2학기 등록금을 학과에 따라 10만∼13만9000원씩 감면하기로 했다. 배재대는 또 코로나19로 부모가 폐업 또는 실직한 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50만원을 지급하는 경제곤란 장학금을 신설했다. 대신 성적장학금의 혜택은 등록금 30% 감면으로 줄였다. 배재대는 지난 학기 절대평가로 성적 변별력이 약해진 데 따라 학생회와 협의 끝에 장학금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1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대학가 대책 마련 촉구 및 일부 대학들의 등록금반환소송 취하 강요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회원들이 1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대학가 대책 마련 촉구 및 일부 대학들의 등록금반환소송 취하 강요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성적 장학금 축소 대학 "성적 변별력 약해져 불가피" 
목원대와 대전대도 등록금 반환 과정에서 성적 장학금 혜택을 줄였다. 이들 대학은 지난 학기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성적을 절대평가로 처리했다. 학점이 높은 학생이 무더기로 나왔고, 석차에 따라 주는 성적 장학금 변별력이 약해졌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이들 대학 모두 학생회와 논의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목원대 관계자는 “이번 학기만 한시적으로 성적 장학금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대 측은 "학생 대부분이 A학점 이상을 받는 등 학점 인플레가 심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했다.
 
 반면 학생들은 "학교가 혜택을 축소하면서 학생들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소송 제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배재대 일부 학생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학교는 성적장학금 축소 관련 공지를 학기 초 절대평가를 결정할 때 해야 했었다"며 "학생이 100명 이상 모이면 집단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대전대 학생들도 카카오톡 단체방을 꾸려 소송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