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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은 좀비" 비판한 중앙당교 전 교수, 당적·연금 박탈

중앙일보 2020.08.18 11:08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가 시진핑 국가 주석을 비판한 전직 교수의 당적을 박탈하고 연금 지급도 중단했다. 
 
18일 일본 아사히TV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중앙당교는 전직 교수였던 차이샤(蔡霞·68)가 "국가의 명성을 손상하고, 당내 정치 규범에 중대한 위반을 범했다"라며 당적 박탈과 퇴직 연금지급 정지 등의 처분을 발표했다.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에서 일했던 전직 교수인 차이샤. 그가 "중국 공산당은 좀비"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자 17일 당적이 박탈되고 연금 지급도 중단됐다. [유튜브, 웨이보]

중국 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에서 일했던 전직 교수인 차이샤. 그가 "중국 공산당은 좀비"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자 17일 당적이 박탈되고 연금 지급도 중단됐다. [유튜브, 웨이보]

 
중앙당교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 6월 공개된 차이의 강연 발언이 담긴 20분 분량의 유튜브 동영상이었다. 미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강연에서 차이는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한 시진핑 주석을 맹렬히 비판했다. 
 
그는 시 주석을 '폭력조직의 두목'이라고 지칭하며 "중국이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도자를 바꾸는 것"이라 주장했다. 차이샤는 또 시진핑 주석의 임기 제한 철폐에 단 한 명의 공산당원도 반대하지 못했다 점을 지적하며 "공산당은 이미 '정치적 좀비가 됐고, 9000만 공산 당원은 노예이자 개인이 쓰는 도구가 됐다"고 비판했다. 이 발언은 지난 6월부터 인터넷상에서 회자하며 중국 내까지 흘러 들어가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공산당을 양성하는 중앙당교에서 일했던 전직 교수인 차이샤는 20여분짜리 동영상에서 시진핑 주석의 임기 제한 철폐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RFA 유튜브, 웨이보]

중국 공산당을 양성하는 중앙당교에서 일했던 전직 교수인 차이샤는 20여분짜리 동영상에서 시진핑 주석의 임기 제한 철폐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RFA 유튜브, 웨이보]

 
차이가 중국 공산당을 작심 비판하고 나선 건 이번만이 아니다. 과거 부동산업자 런즈창이 "인민의 정부가 언제 당(黨)의 정부로 바뀌었느냐"는 글을 올렸다가 비판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차이샤가 공개적으로 런즈창을 지지했다가 중국 관영 매체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런즈창은 올해 초 시진핑 주석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가 지난달 공산당적을 박탈당했다.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은 시진핑 주석과 정부에 대한 비판도 마다치 않아 '런 대포'로 불린다.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시 주석과 정부 비판의 글을 썼다가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런즈창 전 화위안그룹 회장은 시진핑 주석과 정부에 대한 비판도 마다치 않아 '런 대포'로 불린다. 신종 코로나 사태 관련 시 주석과 정부 비판의 글을 썼다가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1952년생인 차이는 중앙당교에서 4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이다. 중국 당 건설 연구회 초빙연구원, 주홍콩 특별행정구 연락사무실 인사부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중국 공산당을 양성하는 중앙당교에서 일했던 전직 교수인 차이샤는 혁명 원로의 2세인 '훙얼다이'다. 현재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웨이보]

중국 공산당을 양성하는 중앙당교에서 일했던 전직 교수인 차이샤는 혁명 원로의 2세인 '훙얼다이'다. 현재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웨이보]

 
그는 혁명 원로의 2세인 '훙얼다이(紅二代)'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중국공산당 원로이며 어머니와 외삼촌 등이 중공군에 참여했다고 독일 도이체벨레(DW)가 18일 보도했다. 
 
당에서 제명된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차이는 페이스북에 "한 세대에 책임이 있는 우리는 반드시 중국의 정치 형태를 바꾸기 위해 항쟁하고 견뎌야 한다"며 집권층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이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현재 안전하며 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온라인상에는 "미국이 또 이런 사람을 키워냈다"면서 차이를 비판하는 중국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올라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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