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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봤다…잠든 여성 몸 만진 나쁜손 잡은 '무언의 목격자'

중앙일보 2020.08.18 05:00
경기도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 내부 모습. [안양시]

경기도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 내부 모습. [안양시]

지난 7일 오전 3시 경기도 안양의 한 산책길. 어둠이 깔린 벤치에 한 여성이 잠들어 있다. 60대 남성이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는 주변을 잠시 살피더니 곧 여성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새벽 시간이라 지나는 사람이 없어 이 남성의 범행은 완전범죄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목격자가 있었다. 그의 모습은 인근에 설치한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안양시청 7층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서 고스란히 중계됐다. 남성의 범행을 확인한 관제요원은 즉시 센터에 상주하는 경찰관에게 상황을 알렸다. 곧 인근에서 순찰하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출동해 남성을 붙잡았다.
 
안양 스마트도시통합센터 CCTV가 성범죄자를 붙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에도 새벽 시간 도로변에서 음란 행위를 한 남성이 관제센터 모니터 요원에게 걸렸다. 이 남성도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 잡는 똑똑한 CCTV 

지자체 CCTV는 방범과 교통·재난·재해·공공시설 관리 등을 위해 설치했다. CCTV를 관리하는 통합센터 등에서 지역 곳곳에 설치된 CCTV를 살펴보며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안양시처럼 CCTV로 범인을 잡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문 곳이나 심야에 발생하는 사건에 도움을 준다. 
인천시 CCTV에 잡힌 거동 수상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시 CCTV에 잡힌 거동 수상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선 술에 취해 버스정류장에서 잠이 든 남성의 지갑을 털던 40대 남성이 덜미를 잡혔다. 이 남성은 지갑을 훔쳐 골목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CCTV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본 관제요원이 절도범의 인상착의와 도주로를 경찰에 전달해 붙잡혔다. 
 
수배 차량도 잡아낸다. 인천시의 경우 주요 교차로에 설치한 CCTV가 통과 차량의 번호 수집과 수배 차량의 번호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중 송도로 통하는 5개 교량은 진·출입 차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김포시 등 다른 지자체도 CCTV를 통해 수배 차량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실종·화재·재난 상황서도 효과  

CCTV 활약상은 특히 재난 상황이나 실종자를 찾을 때 빛을 발한다. 집중호우가 계속 이어진 지난 4일 오후 10시쯤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 외국인 학생 5명이 고립된 모습을 서초 CCTV 통합관제센터 요원이 발견했다. 폭우로 수위가 높아지자 잠수교 물이 학생들의 무릎 높이까지 올라갔다. 관제요원은 빠져나갈 길을 찾아 헤매는 아이들을 발견하자마자 서초경찰서에 알렸다. 학생들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잠수교에 고립된 10대들. 서울 서초구 CCTV에 포착됐다. [서초구]

잠수교에 고립된 10대들. 서울 서초구 CCTV에 포착됐다. [서초구]

인천에선 지난 6월 서구 경서동에서 지적장애 장애를 앓는 남성이 실종된 일이 벌어졌다. 이 남성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 것도 CCTV였다. 화재 사건을 발견하고 조기 진압한 사례도 있다.
 
CCTV의 활용도가 높아진 이유는 기술 발달 영향이 크다. 고화질 CCTV는 물론 최근엔 비명이나 유리 깨지는 소리까지 감지하는 지능형 CCTV도 등장했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주민 안전을 이유로 CCTV 설치를 확대하고 나서면서 활용도가 더 커졌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CCTV를 처음 도입할 때만 해도 사생활 침해 등을 우려하는 주민도 있었는데 순기능이 많다 보니 지금은 '추가로 설치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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