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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로나 2차 대유행, 마스크 바로 알고 써야

중앙일보 2020.08.18 00:35 종합 29면 지면보기
한돈희 한국호흡보호구학회 회장·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한돈희 한국호흡보호구학회 회장·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장마가 끝나자 수도권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마스크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혼란과 불편도 여전하다.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잡아야 감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냉방장치 가동 실내선 보건용
운동장 등 외부선 비말 차단용

코로나19를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마스크는 크게 보건용 마스크와 비말 차단용 마스크로 구분한다. 먼저 보건용 마스크는 KF80, KF94, KF99로 나눈다. 뒤에 붙은 숫자는 원재료인 부직포의 포집 효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KF94라면 부직포를 통해 94% 이상의 에어로졸(비말)이 걸러지고 6% 미만은 부직포를 통과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6% 미만의 에어로졸만 마스크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착각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무리 부직포의 효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마스크가 얼굴에 잘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예를 들어 KF80이 KF99보다 착용자의 얼굴에 잘 맞으면 KF80이 KF99보다 훨씬 차단 효과가 좋을 수도 있다. 따라서 뒤에 붙은 숫자만 놓고 비말 차단 효과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러면 KF99가 KF94나 KF80보다 왜 좋은가. 마스크 인증 기준에는 부직포의 여과효율뿐 아니라 총누설률이 있다. 총누설률이란 10명의 피험자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일정한 시험 시설에서 가상적인 운동을 시킨 다음에 마스크 안으로 에어로졸이 얼마나 새어들어 오는지를 정량적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이때는 당연히 부직포를 통과하는 에어로졸은 얼굴과 마스크 틈 사이로 들어오는 에어로졸과 합쳐지게 된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부직포의 여과효율이 높으면 총누설률도 낮아진다.
 
KF94의 경우 총누설률의 인증 기준은 11% 이하다. 부직포 포집 효율 6% 미만, 그리고 얼굴과 마스크 틈 사이로 약 5%가 새어 들어온다고 가정해 11%의 에어로졸이 마스크 안쪽으로 들어온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마스크가 자신의 얼굴과 잘 맞으면 11%보다 훨씬 적은 양의 에어로졸이 들어올 수 있고, 거꾸로 잘 맞지 않으면 훨씬 많은 양의 에어로졸이 들어 올 수 있다.
 
그러므로 착용자는 마스크가 자신의 얼굴에 잘 밀착됐는지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주로 콧등과 얼굴 굴곡 부분으로 에어로졸이 가장 많이 새어들어 오기 때문에 이곳이 벌어져 있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야 한다.
 
그러면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보자. KF-AD는 비말인 침이나 콧물이 인체 밖으로 나가거나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직접 이동하기보다는 비말에 묻어서 주로 전파된다는 사실, 여름철에 보건용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무더위와 호흡 곤란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비말 차단용 마스크 인증기준을 만들었다.
 
방역 당국이 여러 요인을 고려해 인증기준을 정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에도 보건용 마스크처럼 인증기준에 총누설률을 넣어야 한다.
 
일부 블로그에는 보건용 마스크는 숨쉬기가 어렵고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콧등과 얼굴 굴곡 부분으로 공기가 잘 소통돼 숨쉬기가 쉽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한마디로 난센스다. 마스크 착용의 본래 목적을 망각한 엉터리 선전 문구다.
 
보건용 마스크와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착용 장소를 엄격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운집하고 외부와 공기 확산이 제한적인 곳은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외부와 공기 확산이 잘 되는 곳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예를 들어 냉방장치가 가동 중인 지하철과 승용차 내부, 사무실·교실·병원에서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반면 외부로 공기 확산이 잘 되는 운동경기장 같은 열린 공간에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돈희 한국호흡보호구학회 회장·인제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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