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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 중앙일보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KTX로 인천공항까지 화물수송…제2 공항철도 성사될까

중앙일보 2020.08.18 00:15 종합 27면 지면보기
인천공항발 KTX는 수요 부족 등으로 인해 2018년 9월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발 KTX는 수요 부족 등으로 인해 2018년 9월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연합뉴스]

‘ATX(Airport Train eXpress).’
 

인천발 KTX와 제2 공항철도 연결
인천공항·인천시, 국토부에 제안
신선식품 등 고속 화물수송 주력
“효율성과 경쟁력 깊이 따져봐야”

보안검색 요원의 직고용 문제로 촉발된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 와중에 불거져 논란이 됐던 사업이다. ATX는 고속열차가 다니는 ‘제2 공항철도’다. 대략적인 노선은 인천발 KTX의 출발점인 수인선 송도역 인근의 숭의역에서 인천역을 거쳐 공항화물청사역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연장은 14~16㎞가량 된다. 사업비는 1조 7000억원 정도다.
 
인국공 사태 속에 ATX가 언급된 건 구본환 인천공항사장이 이 사업에 적극적인데 알고 보니 예상 노선이 그의 장인이 소유한 회사 부지(월미도)를 지난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KTX 노선을 연결하고, 역도 만들어서 장인 회사에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에 반대하는 인국공 직원들이 제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제2 공항철도는 애초 10여년 전부터 인천시가 제안했던 사업이다. 당시 그린 노선도 그렇고, 최근 국토교통부가 수립 중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사업으로 신청한 노선 역시 월미도에 역을 만들 계획은 들어있지 않다. 게다가 적정한 고속철도역 간 정차 거리(40~50㎞)를 고려할 때 인천역에서 가까운 월미도에 역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역도 없이 단순히 철도만 지나가면 소음과 도심단절 등으로 인한 불편만 더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특혜시비는 타당성이 떨어진다.
 
그럼 인천공항이 ATX 사업에 적극적인 까닭은 뭘까. 우선 인천시가 오래전부터 제2 공항철도를 제안한 이유부터 보자. 인천시가 국토부에 제출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사업 세부사업계획서’를 보면 ▶공항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천 남부권역 및 경기도 일원에 공항 연결 철도서비스 제공 ▶전국 주요 도시에서의 인천공항 접근성 개선을 통한 공항경쟁력 강화가 주요 목적으로 적혀 있다.
 
공항철도 노선과 제2공항철도 예정 노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공항철도 노선과 제2공항철도 예정 노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인천공항도 이런 취지에 공감한다. 인천공항의 문지강 ATX팀장은 “공항과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교통망이 많을수록 공항 운영에 도움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한다. 2014년 시작됐던 인천공항발 KTX가 2018년 9월 중단된 것도 한몫했다. 인천공항발 KTX는 기존 공항철도 선로를 이용해 서울역을 거쳐 지방 도시로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좌석의 80%가 빌 정도로 수요가 적은 데다 KTX 운행 탓에 공항철도 증편이 어렵다는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운영을 중단했다.
 
문 팀장은 “인천공항발 KTX는 서울역을 거쳐야 하는 비효율적인 노선 구조 때문에 이용이 불편했다”며 “인천에서 화성으로 이어지는 인천발 KTX 노선을 활용하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발 KTX는 수인선 송도역(인천)~어천역(경기도 화성) 사이 34.9㎞ 구간에 6.3㎞의 철도를 더 추가해 경부고속철도와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르면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제2 공항철도가 인천발 KTX와 이어지면 주요 도시에서 인천공항까지 고속철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생기게 된다.
 
인천공항이 ATX에 주목하는 더 큰 이유는 화물수송이다. 반도체·휴대전화 등 전통적인 항공화물 외에 신선식품·의약품처럼 온도에 민감한 항공화물을 고속철로 운송하면 경쟁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구본환 사장은 “ATX와 신선식품 같은 화물은 궁합이 딱 맞는다”며 “최근 ATX팀을 발족했으며, 관련 연구용역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승객·화물 복합운송용 KTX나 화물수송전용 KTX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
 
ATX 사업을 놓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우선 여객수송에 대해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국제공항의 위상을 고려하면 고속철도가 없는 건 맞지 않는다”며 “인천발 KTX와 연결되면 이용객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철 인천대 교수도 “서울역이 아닌 인천을 거쳐 공항과 직결형태로 운영된다면 통행시간도 줄게 돼 지방 수요가 적정 수준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인천공항에서 주로 이용하는 미주, 유럽 노선을 일반 국민이 얼마나 자주 타겠느냐. 빈도가 낮은 통행을 위해 KTX를 연결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세계적으로 공항과 고속철도를 연결해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며 “인천공항 1일 이용객이 20만 정도라고 한다면, 20만 수준의 도시에 KTX를 넣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화물수송 계획엔 우려가 더 나온다. 정진혁 연세대 교수는 “고속철로 항공화물을 운송한다고 해도 출발역까지 트럭으로 화물을 옮겨야 하고, 도착역에서도 다시 최종 목적지까지 트럭운송이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을 고려하면 고속철의 이점이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도 “열차에 물건을 싣고 내리는 상·하차 단계와 소요시간 등을 고려하면 ATX의 화물운송 경쟁력이 트럭보다 우월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2 공항철도를 기반으로 한 ATX 사업은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이 때문에 그 효용성과 경쟁력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국토부 역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이를 포함할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만 한다. 막대한 사업비가 드는데다 한번 사업을 추진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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