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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집권 루카셴코 퇴진 요구, 벨라루스 20만 시위

중앙일보 2020.08.18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6일 시위대가 대형 벨라루스 옛 깃발을 펼친 채 26년 동안 장기 집권해 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6일 시위대가 대형 벨라루스 옛 깃발을 펼친 채 26년 동안 장기 집권해 온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의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됐다는 잠정 개표 결과가 나오자 시작된 대선 불복 시위다. 외신과 현지 언론들은 16일 수도 민스크에서 소련 해체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벨라루스의 독립 뉴스 사이트(Tut.by)는 “20만 명이 모였으며 이는 소련으로부터 벨라루스가 독립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BBC도 시위대 규모를 22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민스크 시내의 오벨리스크 앞 광장은 몰려 나온 시위대로 가득 찼다. 외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루카셴코는 퇴진하라’ ‘루카셴코를 호송차로’ 등을 외치며 하야를 요구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민스크에서 이 정도의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80% 득표 대선 결과에 민심 폭발
푸틴, 루카셴코에 “군사지원 제공”

대규모 시위는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통치해 온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불만이 9일 대선을 계기로 폭발하며 시작됐다. 원래 루카셴코는 1993년 의회에서 반부패위원장을 맡아 대대적인 부패 척결에 나서며 현직 실세 정치인들을 몰아내 민심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다음 해인 94년 치러진 첫 민선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7년으로 늘리는 등 장기집권을 하면서 서방에선 그를 놓고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호칭까지 등장했다.
 
위기를 맞은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매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필요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벨라루스에선 시위가 확산하면서 대규모 파업으로도 번질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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