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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광복회장은 그럴 수 있다” 친일파 파묘 원칙적 동의

중앙일보 2020.08.18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2월 9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취임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2월 9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취임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중앙포토]

김원웅 광복회장이 기름을 부은 국립현충원 친일파 ‘파묘(破墓)’ 논란의 파장이 17일에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야당의 반발에 발언 수위를 높였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도 목소리를 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 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 아닌가”라면서다. 이 후보는 친일파 파묘론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취지를 밝히면서 “그것을 차분하게 따져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김부겸 “논의 일러, 현안부터 해결”
박주민 측 “친일 표시…이장 신중히”
김원웅, 야당 “철새 정치인” 비판에
“난 공화당 공채로 들어간 생계형”

김부겸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 뒤 “이 문제(파묘론)는 워낙 많은 논란이 있다. 아직은 논의하기에 이른 것 같다”며 직접적인 견해 표명은 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 문제가 김원웅 회장 때문에 확대된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당의 책무는 시급한 국민 신뢰 회복이나 코로나19로 빚어진 경제회복, 당면한 코로나19 재확산 예방에 역량을 총결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친일 표시를 하는 것까진 찬성인데, 이장은 신중해야 한다”며 “광복회의 공식 입장은 친일 행적을 표시하거나, 표시를 반대할 경우 이장한다는 것으로 안다. 우리 입장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원웅 회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고 사퇴를 촉구한 야당을 겨냥해 “저한테 욕하고 하는 것 보면 스스로 친일비호세력이라는 것을 커밍아웃 인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독립운동이 과장된 면이 많다. 해방 이후에는 미국에 빌붙어 미국 국가이익을 챙겼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백선엽 장군에 대해선 “6·25 전쟁이 난 날과 다음 날 백 장군이 이끌던 육군 1사단이 나타나지 않았다. 1사단 참모·장교들이 다음 날 한강을 넘어 도망갔는데, 그것만 갖고도 사형감”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2월 9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취임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은 2015년 2월 9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취임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중앙포토]

민주공화당·민주정의당의 당료를 지낸 ‘철새 정치인’이라는 야당 비판에 대해 김 회장은 “지금 친일청산을 강도 있게 주장하는 이유도 옛날 공화당에 공채로 들어가서, 거기서 비록 그것이 생계형이긴 하지만 그것에 대한 원죄가 있기 때문에 더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측면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 때 민주공화당 공채로 당직자 생활을 시작해 전두환 대통령 시절 민주정의당에서 당직을 맡았고, 1992년(14대) 민주당 국회의원, 2000년(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4년(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파묘 논란에 민주당 안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인데 파묘 타령은 국민 입장에선 노이즈”(비수도권 재선 의원)라는 회의론과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 사회통합을 얘기할 게 아니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김남국 의원)는 강경론이 혼재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야당(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민주당 계열 대표로는 처음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해 참배했던 사실도 회자된다. 당시 최고위원들의 반대에 문 대통령은 “이제 갈등을 끝내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참배했다. 두 분 대통령에 대해 과를 비판하는 국민이 많지만, 공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때는 “독재에 진정한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참배를 거부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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