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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파운드리 추격전'…삼성, IBM 7나노 CPU 생산한다

중앙일보 2020.08.17 16:55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내건 삼성이 미국 IBM의 최신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세계 1위 대만 TSMC를 추격하는 삼성전자에는 희소식이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지난해 4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며 이재용(52) 부회장이 발표했던 '반도체 비전 2030'의 한 축이다.
 

IBM 파워10, 삼성 7나노 파운드리서 양산 

17일(현지시간) IBM은 7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공정으로 개발한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사진)을 정식 공개했다. IBM은 “파워10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미터 공정에서 양산한다”고 밝혔다.(하이퍼링크 참조)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 길이가 14분의 1에 불과해 더욱 세밀하게 반도체 회로를 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IBM의 ‘파워10’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7나노 공정을 적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된 CPU다. [사진 IBM 홈페이지]

IBM의 ‘파워10’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7나노 공정을 적용해 성능과 전력 효율이 향상된 CPU다. [사진 IBM 홈페이지]

파워10은 IBM의 첫 7나노 프로세서로 클라우드 서버를 원활히 구동하기 위한 서버용 CPU다. IBM에 따르면 전작(파워9)과 비교해 동일한 전력에서 성능이 최대 3배까지 향상됐다. 전력을 더 적게 쓰면서도 더 빠른 연산이 가능해 전체 클라우드의 데이터 처리 속도 역시 빨라진다. 문서·이미지·동영상 등 각종 콘텐트를 온라인 형태로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버에는 D램 수백만개가 모여 있는데, 이를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선 연산이 빠른 CPU가 필요하다. IBM은 파워10에 자신들이 보유한 반도체 특허 수백여 개를 적용했다.
   
2016년 7월 미국에서 열린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만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지니 로메티 IBM CEO. [AFP=연합뉴스]

2016년 7월 미국에서 열린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만난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지니 로메티 IBM CEO. [AFP=연합뉴스]

삼성이 IBM의 서버용 CPU를 위탁 생산하게 된 배경에는 두 회사 간 오랜 협력 관계가 깔려 있다. 4년 전인 2016년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지니 로메티 당시 IBM 최고경영자(CEO)를 일대일 면담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중국 레노버에 PC 제조 부문을 매각하고, 그 대신 기업용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AI) '왓슨' 등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한 IBM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삼성이 발표했던 미래 성장사업에는 바이오, 5G, 전장부품 중심 반도체와 함께 AI가 첫 번째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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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삼성은 이번 수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TSMC가 미국 반도체 업체 AMD의 7㎚ CPU '라이젠'을 위탁 생산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가운데, 삼성도 IBM 제품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게 된 까닭이다. CPU 시장에서 기존 1인자인 인텔은 자체 생산공정이 14㎚로 삼성·TSMC(7㎚) 대비 뒤처져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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