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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이상직 겨눈 檢수사…변수는 전주고 동기 이성윤?

중앙일보 2020.08.15 05:00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오른쪽) 의원이 김태년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오른쪽) 의원이 김태년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을)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전북 지역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으로 추대되기 직전 반대 여론에 부딪혀 스스로 물러나긴 했지만, 그의 거취에 따라 전북 정치 지형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전주지검 "민주당 이상직 의원 수사중"
선관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
李-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전주고 동기

이 의원 측 "친구 맞지만 수사 영향 없어"
공공수사부장 출신 배용원 지검장 부임
"보이지 않는 손 개입 여지 적다" 시각도

 전주지검은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부터 고발당한 이상직 의원과 측근을 수사하고 있다"며 "하지만 수사 중인 현 단계에서 이 의원에 대한 수사 내용을 공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전북지역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최근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이 의원과 고교 동기인 데다 둘 다 친문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수사의 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반면 "이스타항공 부실 경영과 임금체불 등 이른바 '이스타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 의원에 대해 수사를 느슨하게 했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이 오히려 더욱 강도 높은 수사를 하려 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 [연합뉴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 [연합뉴스] [뉴스1]

 이 의원은 4·15 총선 직후부터 선거 후유증을 앓아왔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월 16일 국회의원 당선증을 받기가 무섭게 검찰이 이 의원의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의원 캠프 관계자가 당내 경선 기간에 이 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보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기간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예비후보자와 후보자뿐이다. 당시 이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이덕춘 변호사를 누르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전주지검은 이 사건 말고도 이 의원에 대한 다른 고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15일 전주 모 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며 "정운천 후보를 꺾으라"고 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같은 날 교회에서 이 의원 명함이 배포된 것도 문제가 됐다. 전주을은 당시 이 지역구 현역이던 정운천 미래통합당 의원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로 방향을 틀면서 무주공산이 된 곳이다.
 
 당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상직 후보의) 발언이 공개 장소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정운천을 낙선 또는 낙선운동을 하라고 하는 것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 측은 "교회 행사는 예배가 아닌 인근 아파트 입주 예정자 등 주민들의 모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북도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난 3월 이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같은 달 이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재직 당시 이사장 명의의 명절 선물을 지역구 지방의원 등에게 전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중진공 직원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이 의원은 "선물을 보낸 것은 중진공이 그동안 해왔던 고유 업무였다"고 설명했지만, 선관위는 이 건도 검찰에 고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치고 위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다. [사진 청와대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치고 위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다. [사진 청와대공동취재단]

 지역 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다시 기소되면 낙마할 위험이 크다"는 관측과 "검찰 수사가 오히려 이 의원의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엇갈린다. 재선인 이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벌금 80만원이 확정돼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바 있다.
 
 최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친문 그룹에 속하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전주고 58회 동기인 인연 등을 근거로 "어떤 형태로든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돈다. 친문 성향인 이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 중진공 이사장 등을 지냈다.
 
 검찰은 이 의원과 관련된 소문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배창대 전주지검 인권감독관 겸 전문공보관(부장검사)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그런 소문은 알지도 못하고,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사정 변경이 있으면 차후 (사건에 대한)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전주지검장에 취임한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보직변경 신고를 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지검장에 취임한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보직변경 신고를 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 측은 "해당 고발 사건과 관련해 이 의원이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진공 이사장 재직 시절 한 직원이 이 의원 명의로 지역구 지방의원 등에게 명절 선물을 보낸 것과 당내 경선 기간 모 전주시의원 명의로 이 의원 지지를 호소하는 대량 문자가 발송된 것은 당사자들이 이 의원과 상의 없이 독자적으로 판단해 진행했다"고 주장한다. "교회에서의 문 대통령 관련 발언도 전체 발언 맥락을 들어보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이 의원 측 설명이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이 의원이 이 지검장과 고교 동창인 건 맞지만, 검찰 구조상 이 지검장이 이 의원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헛소문일 뿐"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지난 11일 취임한 배용원 전주지검장이 부임 직전까지 전국 선거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공공수사부장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선거 수사를 총괄해온 검사장이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 수사에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할 여지는 낮다는 시각이다. 
 
 배 지검장은 취임사에서 "제도가 바뀌고 수사의 방식이나 범위에 변화가 온다고 하더라도 검찰에 부여된 본연의 역할과 책임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 수사 중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건들도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공정한 결론을 내려야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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