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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프리즘] K-180, 뚜벅뚜벅 가면 된다?

중앙선데이 2020.08.15 00:26 699호 31면 지면보기
김창우 사회 에디터

김창우 사회 에디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부동산 정책에서 갭투자자나 다주택자를 너무 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부동산 정책에서만큼은 ‘여기가 북한이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 확실하게 때려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한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월간 부동산’ 발행인 정부·여당
말·행동 다르니 민심 떠날 수 밖에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일주일 전보다 1.7%포인트 내린 33.4%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36.5%로 지난 2월 창당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민주당을 제쳤다. 압승을 거뒀던 4·15 총선 다음 주인 4월 4주차에 52.1%로 고공비행을 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3개월여 만에 20%포인트 가까이 곤두박질 쳤다.
 
민심 이반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부동산 문제가 꼽힌다. 단순히 대출을 조이고 세금을 높혔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주택 소유자를 적폐로 몰고 징벌적 과세를 말하는 집권 여당의 입이 중도층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결과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집을 사고 팔면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집을 갖고 싶은 국민들의 행복을 빼앗아가는 도둑들”이라며 “법을 만들어서라도 범죄자로, 형사범으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 의원 자신도 아파트 한 채와 상가 하나를 갖고 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15년동안 보유했던 서울 반포 아파트를 매각해 8억5000만원의 차익을 남겼다. 양도세는 20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청주 아파트를 먼저 팔아 1가구 1주택 양도세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노 실장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부동산 투자의 정석대로다. 불법도 아니다.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에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송파구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1주택자가 됐다.
 
반면 윤 총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서울 광진구 아파트와 여의도 오피스텔을 갖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주택자다.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을 내는 진짜 임차인”이라던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은 아파트 분양권 하나와 월세를 받는 상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월세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이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윤준병 의원은 2주택자였다. 말과 행동이 다르니 진심을 알 수가 없다.
 
정부가 내놓은 8·4 대책을 세간에서는 ‘월간 부동산 8월호’라고 부른다. 이 정부 들어 스물 세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탓이다.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다주택자, 갭투자자등 일부 투기세력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법을 바꿔서라도 이들을 때려잡으면 집값이 잡힌다고 믿는다. 하지만 더 이상 기다리기 힘들다는 30대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만 두어번 가봐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권 초반 민주당 지지자들은 ‘우리 이니(문재인 대통령) 하고 싶은거 다 해’라고 말했다. 요즘은 ‘K-180, 뚜벅뚜벅 가면 된다’로 바뀌었다.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여당의 힘으로 좌고우면하지 말라는 격려의 메시지다. 언제까지 이들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며 국정을 운영할 것인가. 이젠 길 옆 들꽃의 향기도 좀 맡아보고, 먼 산에 걸린 구름도 감상하며 천천히 가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데 오늘 기존 ‘2+2’ 전세를 ‘2+2+2’로 바꾸는 법안을 내놨다고 한다. 월간 부동산 9월호 예고인가, 소 귀에 경 읽기다.
 
김창우 사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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