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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아홉은 포기하는 코딩 공부… 원격으로 직장인 3만명에 코딩 가르친 엘리스의 비결은

중앙일보 2020.08.14 00:30

사실 100명이 배우면 90명은 중도 하차하는 게 코딩 교육입니다. 그런데 코딩을 배운 사람이 100%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잖아요. 분석력과 다른 곳에서의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겠죠. '엘리스'는 원격 코딩 교육 플랫폼을 통해 그 기회를 넓히려 합니다."

 
지난 11일 만난 김재원 엘리스 대표는 원격 코딩 교육을 통해 얻은 성과를 묻는 말에 이처럼 답했다. 기존에는 실습 위주로 성과를 내야만 하는 소수만 코딩을 배웠다면, 이제는 엘리스를 통해 누구나 코딩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원격 코딩 플랫폼 엘리스의 김재원 대표가 회사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엘리스]

원격 코딩 플랫폼 엘리스의 김재원 대표가 회사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엘리스]

엘리스는 2015년 AI(인공지능)를 연구하던 KAIST(카이스트) 연구실에서 시작됐다. 당시 박사과정 대학원생이었던 김 대표를 비롯한 4명이 플랫폼을 공동개발한 게 창업으로 이어졌다. 엘리스는 2016년 KAIST 1학년 필수과목의 실습 플랫폼으로 선정된 뒤 지금까지 카이스트 학생 6600여명의 코딩 학습을 도왔다.  
 
이후 기업 시장에도 진출했다. 기업은행과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와 LG CNS 등 50여곳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데이터 분석 및 AI 사내 교육을 진행했다. 이 교육을 거친 직장인만 3만여명에 이른다. 미래가 불안해 오프라인 코딩 학원을 전전하는 직장인의 공부 환경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폴인스터디 〈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에 김 대표를 첫 연사로 섭외한 이유다.
 
박사과정을 진행하면서 엘리스를 창업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일할 때 1번 시도에 2가지 이상의 이득을 얻는 '일거양득'을 추구해요. 엘리스를 만들 때도 그랬어요. AI를 연구하면서 데이터 수집이 중요했는데,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의 내부 데이터를 받기가 쉽지 않았죠. 그러던 중 학부생 수업 조교를 하면서 800명 코딩 수업 채점을 위해 조교 40명이 밤새워 일하는 비효율적인 장면이 보였어요. 이 수업의 어려움을 풀면서 동시에 데이터도 수집하는 일을 해내려다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수업의 효율성을 높였나요?  
실습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해 학생이 원격으로 자기 컴퓨터로 코드를 짜고, 관리자 권한을 가진 조교가 실시간으로 해당 학생 화면에 접속해 그 과정을 볼 수 있게 했어요. AI는 학생이 타이핑하는 패턴을 파악해 평소와 다른 자세로 작업하는 것도 감지할 수 있게 했죠. 또 구축된 가상 환경은 조교가 학생의 과제를 다운로드 받는 일 없이 바로 피드백할 수 있게 했고, 학생이 엉망으로 짠 코드가 조교 컴퓨터를 망가뜨리는 일도 막았습니다.  
원격 코딩 플랫폼 엘리스를 통해 실제 학습하는 화면 [사진 엘리스]

원격 코딩 플랫폼 엘리스를 통해 실제 학습하는 화면 [사진 엘리스]

새롭게 도입한 일들과 엘리스라는 회사 이름 사이에는 어떤 관련성이 있나요?  
사실 회사명은 교수님의 영어 이름 앨리스(ALICE)에서 나왔어요. 하지만 뜻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찾았습니다. 이 동화는 모험을 겪은 앨리스가 꿈에서 깨는 것으로 끝나는데요. 가상의 세상을 경험한 뒤의 앨리스가 성장했다고 봤어요. 코딩이라는 '이상한 나라'를 겪고 나면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한 거죠.
 
코딩은 '이상한 나라'라는 건가요(웃음). 그런 이상한 나라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데이터의 시대잖아요. 예전에는 데이터 수집 자체가 어려워 상상에 기반을 둔 가설로 모의실험을 했다면, 이제는 대량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졌죠.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이 필요해진 건데요. 이전에는 '엑셀'을 다뤄서 가능한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그 범주를 넘어선 거죠. 그 도구가 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밑바탕을 다지는 것이 코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코딩을 배워서 AI까지 다뤄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맞아요. 실제로 코딩 교육을 한 결과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한 번에 2000명 정도 되는 사내 교육을 진행해보면, 배운 것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할 만한 인력은 30명 정도 남아요. 중간중간 떨어져 나가는 거죠. 그렇다고 이 교육이 무의미했다고 볼 수 없어요. 기초 지식을 얻은 사람이 다른 곳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한 협업 상황을 마주했을 때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거죠.  
원격 코딩실습 플랫폼 엘리스를 통해 실제 학습하는 화면 [사진 엘리스]

원격 코딩실습 플랫폼 엘리스를 통해 실제 학습하는 화면 [사진 엘리스]

 
엘리스의 지향점도 '교육 기회의 확장'인가요?  
코딩을 배우는 사람들이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해도 괜찮다'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기회를 얻게 만들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저희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함께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아무리 플랫폼을 잘 깔아도 콘텐츠가 종이교재에 머물러 있으면 효과가 떨어지거든요. 교재를 개정하려면 1년 걸리는데, IT 세계에서는 1년이면 이전의 기술이 사라졌을 수 있습니다(웃음). 플랫폼이라는 단단한 뿌리 위에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에듀테크라고 부를 만큼 기술적인 발전이 이뤄져도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군요?  
AI를 도입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AI를 사람과의 관계를 더 쉽게 만드는 도구로 생각하지, 사람을 대체한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플랫폼과 콘텐츠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한 거죠. 궁극적으로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을 더 가깝게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입시 교육에서 소위 '1타 강사'가 여전히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도 한 예라고 생각해요.
study season5 〈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

study season5 〈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

 
김재원 대표가 AI 연구실에서 시작해 원격 코딩 플랫폼 및 콘텐츠를 만든 구체적인 경험과 인사이트는 다음달 9일 시작하는 〈폴인스터디 : 에듀테크, 어른의 공부를 바꾸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스터디에는 카카오의 에듀테크 계열사 '야나두'의 김정수 공동대표와 '튜터링'의 김미희 대표, '마블러스'의 임세라 대표 및 '클라썸'의 이채린 대표도 연사로 참여한다.
 
이건희 폴인 에디터 lee.k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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