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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놀이터에 개미만 피본다? 금지종료 앞둔 공매도 공방

중앙일보 2020.08.13 21:00

“공매도가 금지되니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한국 시장을 꺼려한다.” (고은아 크레딧스위스증권 상무)

“공매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다.”(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13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격론이 오갔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공매도의 시장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를 열고 다음달로 종료기한이 다가온 공매도 금지 조치를 더 연장해야 할지에 대해 찬반 의견을 들었다. 
 
13일 열린 공매도 금지 연장 찬반 토론회 모습. 한국거래소 제공

13일 열린 공매도 금지 연장 찬반 토론회 모습. 한국거래소 제공

투자자연합회 “64%가 금지 연장 찬성“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얘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은 “여기 계신 패널분들을 포함해 모두 인정하는 한 가지 사실은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못 친다는 것”이라며 “이 불공정함을 고쳐야 하는데, 시장이 움직이는 상황(공매도가 허용되는 상황)에서 조치는 것은 어려우니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라며 “공매도가 재개되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거나 해외로 돈이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에, 내년까지 금지를 연장하고 제도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함께 의뢰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정 대표는 “10명 중 7명이 공매도 제도가 개인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답변했다”며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63.6%,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38%”라고 말했다. 
13일 토론회서 이동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발표한 자료 내용 중 일부.

13일 토론회서 이동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발표한 자료 내용 중 일부.

 

“공매도 금지 효과 불분명…다음달 끝내야”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 금지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빈 교수는 “공매도가 주가 거래 변동성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추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며“공매도 금지 전후 차이가 있어도 공매도로 인한 것인지 다른 요인 때문인지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가 유동성을 증가시키는 효과는 대체적으로 국내외 연구에서 관찰된다”면서 “변동성에 대해선 변동성을 키운다는 의견과 줄인다는 의견이 있는데 통일된 실증적 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 추이. 3월 금지조치 이후로 잔고가 줄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통계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 추이. 3월 금지조치 이후로 잔고가 줄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통계

 

"외국인의 압도적 승리" VS "외국인도 잃는다" 

정 대표는 공매도에 대해“외국인과 기관은 축구경기에서 양손을 쓰는 격이고, 그들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빈 교수는 공매도를 통해 외국인들만 득본다는 건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는 “97년 경제위기 이후 손실을 보고 나간 외국계 사모펀드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방청객으로 온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발언 기회를 얻어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하면서 손실을 본다”며 “외국인이 이익을 많이 본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개인도 하게 해주면 돼”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가 “신용융자와 방향만 다를 뿐 유사한 제도”라며 공매도의 문제는 제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접근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참여 비중은 1% 미만으로 실질적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면서“설계만 제대로 한다면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를 활용할 수 있고, 그 가능성은 전체 공매도의 25%를 개인이 하는 일본 시스템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표는 “개인 공매도를 확대하면 개인 투자자들의 승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겠느냐”고 물었는데, 황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 이익보는 사람도 있고 손해보는 사람도 있는데 공매도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버블은 누가 끄나” VS “버블 아냐” 

황 연구위원은 “우리 실물경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는데 코스피는 2500근처까지 왔다”며 “이러한 시장과열 우려 상황에서 공매도마저 금지되면 시장 과열 우려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소장은 이에 “전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가장 양호하고, 현재 주가지수는 충분히 정당화 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공매도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공매도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13일 코스피 1800선이 깨지자 ‘3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6개월 동안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19 확산 이후 공매도를 금지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0개국이다. 금지 시한은 각각 달랐는데, 대만과 이탈리아는 3개월로 잡았다가 조기종료했고 말레이시아는 한달로 잡았다 연말까지로 늘렸다. 그리스·오스트리아·벨기에·프랑스·스페인은 1개월로 잡았다 한달 더 연장한 뒤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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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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