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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유죄라도 당당한 손혜원 정신승리법

중앙일보 2020.08.13 18:49
 
손혜원 당시 의원이 작년 1월 23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명하기위해 목포 현장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혜원 당시 의원이 작년 1월 23일 부동산 투기 의혹을 해명하기위해 목포 현장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목포 부동산 매입 관련 징역형 받은 손혜원 전 의원
'어이없다'는 반응..뭘 잘못했나 진짜 모를수 있다

 
 
 
 
1.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보통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손혜원은 12일 목포 문화재거리 부동산 매입과 관련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난해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인데 이미 기억이 많이 흐려졌을 겁니다.  
손혜원이 ‘전재산과 국회의원직과 생명까지 걸고 사실이 아니다’라던 레토릭은 기억하실 겁니다.  
 
2.
판결에 따르면 손혜원은 두 가지 법을 위반했습니다.  
첫째. 국회의원(공인)으로서 취득한 비밀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얻고자 부동산을 매입했다. 즉 부패방지법 위반입니다.  
공직자가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사익을 위해 사용하면 부패에 해당됩니다.  
둘째. 부동산을 사면서 조카의 이름으로 위장했다. 즉 부동산실명법 위반(차명거래)입니다.  
 
3.
손혜원은 유죄판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판결에 대해 “억울한 정도가 아니라 어이가 없다”며 항소하겠답니다. 그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첫째.부패방지법 위반과 관련해 손혜원은 ‘목포 도심재생계획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 비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째.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서는 ‘조카에게 매입대금을 증여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4.
그러나 법원은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공개된 정보’란 주장에 대해 ‘다른 시민들이 문의했을 때 목포시청이 보안이라면 공개하지 않은 비밀정보’라고 정리했습니다.  
둘째. ‘증여’주장에 대해서는 ‘취득세,등록세,수리비용까지 전부 손혜원이 직접 지불했고, 손혜원이 실권리자이기에 차명’이라고 판결했습니다.  
 
5.
유죄판결 이후에도 당당한 손혜원의 멘탈이 부럽습니다.  
법정을 나서자마자 자신의 SNS에 ‘검찰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인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의사를 밝힙니다. 이어 YTN라디오에 출연한다고 광고합니다. 
출연해서는 ‘어이가 없다’‘잘못한게 있어야 반성을 하지’ 등등 심경을 털어놓습니다. 그 중에서 한 대목이 무척 솔직한 고백같이 들립니다.  
“저라는 인간이 세상에 참 이해되기 어려운 인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저를 이해하지 못하면 복잡한 사안이지만 저를 알면 쉬운 사안이다.”
 
6.
맞습니다. 손혜원은 세상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입니다.  
디자이너 손혜원은 원래 창의적인 인간입니다. 디자인 업체를 차려‘처음처럼’‘참이슬’같은 브랜드를 성공시켜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을 맡은 것까지는 적절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란 자리는 맞지 않았습니다. 공인으로서의 절제와 품위는 창의적인 인간이 갖추기 힘든 미덕입니다. 맞지않는 자리까지 갔기에 세상은 손혜원을 이해하지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손혜원은 본능적으로 목포 도심재생과 같은 창의적인 사업에 확 끌렸을 겁니다. 하지만 공인이기보다 사업가적인 본능이 먼저 발동한 듯합니다. 이익추구가 사업가에겐 미덕이지만 공인에겐 부패인 경우가 많습니다.  
 
7.
손혜원은 예나 지금이나 공인의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듯합니다.  
그래서 본인은 진정 무죄라 믿는 거 같습니다.  
그만의 정신승리법.‘어려운 조카를 도와준 것’이란 그의 진심(?)을 믿어준다면 사안은 단순명료합니다. 증여=선행=무죄.
무죄를 주장하고 항소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보장된 권리입니다. 그런데..제발..대법원 판결이 나면 그건 그냥 인정해주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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