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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절차서 종이 없어진다…법무부, 전면 전자화 추진

중앙일보 2020.08.13 17:14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이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이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간 종이 문서를 기반으로 했던 형사사법 절차가 전면 전자화될 전망이다. 수사부터 재판, 집행 등 모든 절차가 전자화되고 간단한 사건의 경우 사건 관계인이 직접 수사기관에 방문하지 않아도 원격 조사를 받을 수도 있게 된다.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사법 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해 13일 입법예고했다. 서류 및 증거 제출, 기록 열람·복사 등 과정의 기반이 ‘종이’에서 ‘파일’ 형태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법 제도 정비·시스템 구축 진행

 
법무부는 수사·기소·재판·집행 등 형사사법 절차 전반을 전자화하기로 하고 법 제도 정비와 시스템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법무부가 마련한 제정안이 시행되면 사건관계인은 컴퓨터 등을 이용해서 전산정보처리시스템에 사용자 등록을 마친 뒤 서류나 증거 등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기관에 직접 갈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또 종이 기록을 일일이 복사하지 않고, 시스템을 이용해 기록을 보거나 출력할 수 있게 된다.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구축도 함께 추진된다. 전자 문서 등을 작성·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원격 화상조사, 음성인식 조서 등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멀리 떨어진 수사기관에 출석하지 않고, 거주지 인근 수사기관에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조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조서 확인은 전자서명으로 이뤄진다. 기술 발전에 따라 개인 휴대전화를 통한 조사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피의자가 원치 않으면 기존처럼 종이 문서 제출 및 출력 등을 선택할 수 있다.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이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이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이 기반’ 절차 문제점 지적

 
법무부에 따르면 형사소송 절차는 전자소송이 활성화된 행정·민사 소송과는 달리 현재까지도 종이 문서를 기반으로 한다. 음주·무면허 사건 및 공소권이 없는 교통사고 사건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전자적 사건 처리가 이뤄졌다.
 
형사소송 절차는 서류 및 증거자료 제출, 조사, 증거기록 열람·등사에 있어서 사건관계인 등이 기관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특히 기소 이후에는 증거기록을 복사해야 하는데, 철끈으로 묶인 종이를 한 장씩 넘기며 복사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대형사건의 경우 기록이 수십만 쪽에 달해 운반 과정에서 트럭을 동원할 정도였다.
 
비용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만쪽의 기록을 복사해야 할 때는 1000만원 상당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또 종이 문서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검토하기 어렵고, 키워드 검색 또한 할 수 없다. 기록 이동 및 보존에서도 시공간적 비효율이 생긴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이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심우정 법무부 기조실장이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형사 절차의 ‘전자법정’ 기대

 
법무부는 형사사법 절차 전자화 추진을 통해 법정에서도 전자화된 증거자료가 제시되고, 기록 복사 등의 문제가 사라져 신속한 재판 절차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 기록 열람을 통해 신속하고 충실한 검토가 가능해져 피고인의 방어권도 충실히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  
 
법무부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법원과 검찰, 경찰, 해경 등 기관이 참여한 전담팀(태스크포스·TF) 논의를 거쳐 제정안을 마련했다. 입법예고 기간에는 변호사단체 및 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서는 형사사법 절차의 전자화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보안 문제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며 “기존보다 발전된 시스템으로, 보안 관련 문제가 없도록 설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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