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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사퇴하라"…곳곳서 확산하는 '부동산 대책' 규탄 목소리

중앙일보 2020.08.13 16:54
국민주권행동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매국적 외국인 우대 자국민 역차별 부동산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주권행동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매국적 외국인 우대 자국민 역차별 부동산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민심의 역풍(逆風)이 거세지고 있다.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민주권행동 등 시민단체는 13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민주권 침탈, 자국민 사유재산 강탈, 매국정책 책임자 김현미 규탄'이란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신을 6.17 부동산 대책 피해자라고 밝힌 한 여성은 "33년 동안 자영업을 하며 남들 쉴 때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고 죽어라 일만 했다"며 "노후에 아이들에게 손 벌리지 않기 위해 경매 공부를 해 연립 몇 채를 샀는데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됐다. 세금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사유재산 몰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집을 살 수도 팔 수도, 가지고 있을 수도 없는 지옥에서 살고 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바보처럼 열심히 산 게 죽을죄를 지은 거냐"고 토로했다.
 
김선규 국가수호청년연대 대표는 "현재 부동산 정책은 수혜자가 없다. 전 국민이 임대 주택에 살아야 속이 시원하겠나"라며 "다주택자는 적폐 투기꾼 취급하면서 중국인은 규제조차 못 하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온·오프라인 확산 '성난 민심'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에서 임대차3법 등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에서 임대차3법 등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며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에서는 정부 부동산 대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총 다섯 번 열렸다. 지난 7월 4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서 '6·17 대책'에 반대하는 집회가 처음 열렸다. 지난달 18일과 25일에는 을지로에서 '부동산 조세저항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 1일과 8일에도 여의도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집회를 주도한 건 부동산 대책에 반발해 만든 인터넷 카페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이다. 이밖에 '7·10 취득세 소급 적용 피해자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도 가세했다. 
 
6.17 피해자 모임은 앞서 '문재인을 파면한다' '나라가 니꺼냐' '민주당 독재당' 등 문구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등 '실검 챌린지'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광복절에도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와 자유연대 등이 이끄는 '8·15 건국절 국민대회' 집회에 참여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최근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아파트 취득세 8% 12% 정상입니까?' '김현미 국토부 장관 해임요청'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임대차 3법의 소급적용 반대' 등 관련 청원이 꾸준히 올라왔다.  
 

"정부, 부동산 문제 본질 몰라" 

민심이 본격적으로 들끓은 건 지난달 31일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중 8명이 다주택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당시 청와대가 밝힌 다주택자 참모 8명은 ▶김조원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이지수 해외언론비서관 ▶이남구 공직기강비서관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참모들에게 집을 팔라고 권고했지만, 몇몇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집을 처분하지 않고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여론이 더 악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심을 수습하려 지난 10일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것 같다. 감독기구는 시장 안정화보다 감시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시장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대책을 만들 때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해 민심을 더 자극했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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