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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가격 오른 채소 사면 할인…농산물 가격 안정화 대책

중앙일보 2020.08.13 11:39
재난에 가까운 장마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비 피해가 밥상 물가로까지 이어지자 정부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장마로 가격 오른 채소 사면 '할인'

긴 장마가 지속되면서 농산물 가격 폭등이 전망되는 가운데 10일 서울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 채소 등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긴 장마가 지속되면서 농산물 가격 폭등이 전망되는 가운데 10일 서울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 채소 등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제13차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장마로 가격이 오른 채소를 사면 가격을 깎아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농산물 가격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13일부터 23일까지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 2300개 지점에서 '호우피해 농산물 팔아주기'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장마로 가격이 급등한 상추, 얼갈이배추, 열무, 오이 4개 품목이 대상이다. 신우식 농식품부 식생활소비급식진흥과장은 "농협이 적립한 농산물 수급안정자금을 이용해 현재 가격보다 20~30% 할인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20% 할인쿠폰(최대 1만원)도 대형마트를 통해 계속 나눠줄 예정이다.
 

비 피해 채소 직격탄…"비축 물량 방출"

침수피해가 생긴 쌍책면 건태마을 일대의 수박 비닐하우스. 쌍책면사무소

침수피해가 생긴 쌍책면 건태마을 일대의 수박 비닐하우스. 쌍책면사무소

최근 농산물은 호우피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6월 0.5%에 그쳤지만 지난달에는 4.9%로 껑충 뛰었다. 장마가 집중했던 이번 달에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특히 피해는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류가 컸다. 비닐하우스 등 시설에서 재배하는 상추와 애호박 등은 침수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장마로 시설 일부가 부서진 데다 일조량 부족으로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상추는 평년대비 59%(전년 대비 17%) 올랐고 애호박은 평년대비 73%(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밭에서 키우는 채소도 피해를 보았다. 원래 재배 면적이 감소 추세에 있었던 배추는 평창·강릉 등 주산지의 장마 피해까지 더해 가격이 평년대비 33%(전년 대비 84%) 올랐다. 무는 고랭지 생산량 증가 덕에 평년대비 8%(전년 대비 84%)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비 피해 상황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은 있다.
 
정부는 시설 채소는 우선 비닐하우스 등 피해 시설을 빨리 복구해 생산량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또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조기 출하한다. 배추·무도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가 비축한 물량과 농협 출하조절시설 비축물량을 탄력적으로 방출할 예정이다. 다만 겨울철에 출하하는 김장배추는 9월부터 재배를 시작하는 데다 올해 재배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김치 가격이 오르진 않을 것이란 게 정부 예측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농산물 수급 안정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채소류 수급과 가격 동향 등을 일일 점검해서 긴급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피해 농가 1천만원 무이자 대출…농기계 무상정비도

한편 피해 농가에는 복구비를 지원한다. 피해를 입증받으면 우선 4인 가족 기준으로 123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농약을 다시 뿌리는 비용과 폭우로 휩쓸려간 농지에 다시 씨앗을 심는 비용, 부서진 축사나 재배시설 복구하는 비용을 정해진 재해복구비 지원 규정에 따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농약 비용은 벼·콩의 경우 1ha당 59만원을 지원받는다.
 
금융지원도 이뤄진다. 특별재난지역의 피해 농가는 농협을 통해 가구당 1000만원 한도로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청은 10일부터 다음 달 29일까지다. 또 기존 1.5%의 농축산경영자금의 이자를 전부 감면해주고, 상환도 1~2년 연기한다. 피해 농가는 고정금리 1.5% 수준(1천억원 규모)으로 신규대출도 받을 수 있다. 또 농업경영회생자금으로 기존 대출금을 1% 저리로 바꿔주는 대환대출도 지원한다. 장마로 주택이 피해를 보았다면 개보수 비용(연면적 150㎡ 이하 단독주택)을 2% 이자로 최대 2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장마로 피해 입은 시설과 농기계 수리도 지원한다. 6개 농기계 제조업체가 참여해 13일부터 전국 트랙터·콤바인 등 피해 농기계 무상 점검 및 소액 부품 무료 교체를 진행한다. 다만 피해가 컸던 특별재난지역과 섬진강 일대 지역부터 수리봉사를 우선 실시하고, 나머지 지역은 오는 18일부터 순차 진행한다. 침수로 가동 중단한 22개 농업용 배수장은 응급복구하고 앞으로 붕괴 등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저수지 제방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누수 계측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비 그쳐도 문제…병충해·아프리카 돼지열병 비상

장마로 인한 피해 복구도 중요하지만, 장마 후 고온다습한 날씨로 발생하는 2차 병충해 피해 방지도 중요하다. 기상청은 13일 폭염 특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정부는 무더위로 인한 병충해 방지를 위해 우선 농협과 들녘경영체가 가진 광역살포기 179대 드론 및 헬기 597대를 동원 집중 방제를 하기로 했다. 또 병충해를 막는 약제와 영양제도 30~50% 할인해서 공급한다. 전국 농업 기술센터 등에서는 방제 지도 및 방제 실적 정보도 수시로 파악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방역도 신경 쓰인다. 장마 기간 북한 접경지역인 강원·경기 북부에 집중호우가 이어져 북한을 통한 ASF 전염 확산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방역차량 1014대를 동원해 이 일대 하천·도로·농장진입로 등을 대대적으로 소독 하고, 침수피해 지역을 포함한 전국 농장을 일제 소독하기로 했다. 
 
김종훈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례적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수리 시설 안전 강화 등에 만전을 기하고,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농산물 수급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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